조아세 고양시 회원 안정희씨

“정말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경찰에 전화했더니 와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공정거래위에 연락하라고 하는 거예요. 공정위가 제 역할 하면 우리가 왜 나서겠어요.”

행신동의 안정희(35)씨는 신도시와 아파트 단지 앞을 휩쓸고 있는 일명 자전거 일보에 대한 해결사 노릇을 남편과 함께 자청하고 있다. 안씨는 10월 6일, 이웃의 ‘제보’를 받고 남편과 4살박이 아들과 함께 행신동 햇빛마을 일대의 자전거 판촉 현장을 돌며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렸다. 두달 전부터 남편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조선일보없는 아름다운 세상(조아세)’이란 인터넷 시민단체에서 받아온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돌리고 경찰서에 연락을 해 신문의 불공정 판촉 행위를 고발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안씨 일행에게 오히려 “뭐하는 사람들이냐”고 물었다. 이에 안씨는 “우리는 언론운동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대답했다. 평범한 주부이자 영문판 게임을 번역하는 프리랜서 번역가이기도 한 안씨가 스스로를 언론 운동가로 지칭하게 된 이유는 뭘까. 평소 신문을 꼼꼼히 읽으며 신문별 논조에 관심을 갖고 특히 일부 언론의 편파 보도가 신문사의 운영방침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신문사 지국들이 대부분 홍보용 전단지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가의 판촉물을 줘도 남는 거죠. 구독료는 본사나 지국이나 별로 신경 안쓴다니까요.”

안씨는 9월에 조선일보의 편파보도와 과거 일제시대 당시의 친일 행각을 고발하는 조아세의 고양시 덕양구 소식지 1호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글도 모으고 편집도 직접 하고 제작한 1만여부의 소식지를 남편과 아들과 함께 화정역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햇빛마을 단지 부녀회장이기도 한 안씨는 부녀회 활동도 열성적으로 하면서 언론개혁에 대한 자신의 뜻을 숨김없이 전파한다.

“사실 요즘 너무 바빠서 내가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너무 화가 나잖아요.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해야하는 언론이 불법적 영업을 하고 말도 안되는 편파 보도를 하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잖아요.”

불법을 고발하고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문제점을 지적하는 주장을 사람들에게 펴는 안씨는 분명 언론에서 주목받을만한 ‘민주시민’이다. 그러나 그의 주제가 언론개혁이기에 당분간 주요 일간지들이 안씨를 주목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음지를 비추며 할말은 하는 ‘1등신문’을 자청하는 언론들이 왜 유독 언론개혁에 대해서만은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시민들은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