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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페스타 화재 때 둘이서 120명 구했어요”화재 초기대응 모두 성공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5.01.16 15:43
  • 호수 1208
  • 댓글 0

화재 초기대응 모두 성공
일산소방서는 가장 힘든 곳
“직원들 안 다치는 것 중요”

“작년에 2번의 대형 사고가 있었습니다. 고양종합터미널과 라페스타 화재였죠. 터미널 화재는 사망자가 있었지만 화재진압과 인명구조를 잘했다고 평가합니다. 라페스타도 마찬가지로 큰 불이였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죠. 화재현장이 근처라 2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고 초기 대처도 잘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어요.” - 차주현 소방관.

일산소방서의 차주현(46세, 소방경) 부센터장과 황성순(42세, 소방위) 팀장은 라페스타 화재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해 바로 인명 구조에 들어간 2명의 소방관이다. 당시 불이 거세고 취객들이 많아 구조를 하면서도 위험한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왼쪽부터)황성순 팀장과 차주현 부센터장. 이들은 작년 말에 있었던 라페스타 화재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낸 영웅들이다.



황 팀장은 “5층 건물을 100번은 오르락내리락 했을 거다. 사람이 많아 구조하는 동안에 인명피해가 있을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만큼 상황이 안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분 만에 도착한 현장에서는 창문으로 화염이 분출되며서 2층에서 3층으로 화재가 확대되고 있었다. 2층에 20여 명의 시민들이 숨어있었고 3, 4층도 마찬가지였다. 5층에는 80여 명이 인원이 모여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페스타 구조현장 모습. 헬멧을 쓴 두 소방관이 바로 차주현, 황성순(난간에 앉아 있는 모습) 소방관이다. 5층에서 사다리차를 기다리며 인명 구조하는 모습.



차주현 부센터장은 “화재진압보다 인명구조에 더 큰 신경을 썼다. 그만큼 구조에 부상의 위험이 컸다. 고양종합터미널 사건 이후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졌을 거란 기대도 했지만 라페스타에서의 모습은 실망스런 부분도 많았다. 불이났다고 해도 테니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손님도 있어고, 취해 객기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소방관 지시를 무시하고 패닉 상태의 시민들을 선동하려는 분도 있었다”며 구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산소방서는 경기도 관할서 중에서도 소방관들에게 인기가 가장 없는 곳이다. 힘들고 위험한 화재가 많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건수도 상위권이지만 화재의 질로 봤을 때 대형건물에 인명피해 높은 환경이 많아 대원들은 항상 긴장 속에 근무한다.

차 부센터장은 “같은 화재라도 5~6배는 힘들다. 취객들과 자고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 구조대원들에겐 가장 힘든 곳이다. 예를 들어 안마방은 방이 수십 개인데 모든 방문을 다 열어 봐야 한다. 어둡고 좁은 통로에 수색할 곳이 많은 현장에서 대원들은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건사고 많았던 작년처럼 소방관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적도 드물었다. 안전 불감증에는 많은 질타가 있었지만 소방관들의 적절한 대응과 희생에 모두들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을 터. 하지만 소방관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한참 높았단 작년 여름 이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에 대해 일산소방서 대원들은 “언론의 관심은 잠깐이었고 소방당국의 변화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가 확인해 보니 장갑과, 신발, 근무복 등이 3년 동안 지급되지 않아 개인돈을 들여 해결하고 있었다. 복장 통일이 중요한 제복 근무 요원들이 신발과 옷을 다들 제각각 입고 있더라도 상부에서도 뭐라 할 수 없는 입장인 것.

장비 지원 문제, 2교대(24시간 근무) 개선 문제 등 감내해야 할 것이 많은 소방관들 사이에서 일산소방서가 더 힘든 이유는 소방관 1명당 인구수를 확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국 평균이 1인당 1000명, 경기도가 2000명인데 비해 일산소방서는 1명이 4000명의 시민을 감당하고 있다. 무려 전국 평균의 4배다. 같은 고양시지만 일산소방서는 힘든 곳, 고양소방서(덕양구 소재)는 편한 곳이란 농담 섞인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유가 다 있었다.

2013년 2명의 소방대원을 잃었던 일산소방서는 2014년 2건의 대형사고를 진압했음에도 대원들의 인명피해는 다행이 없었다. 올해도 역시나 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차주현 부센터장은 “무엇보다 나를 포함한 대원들이 안 다치고 한 해를 잘 보내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대원들을 안전을 걱정했다. 외동딸을 둔 황성순 팀장은 “올해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목표”라며 “아내에게 잘하고 아빠로서 역할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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