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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속에서 옛사람과 소곤소곤송종훈 한자(漢字)이야기연구소장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5.01.21 18:11
  • 호수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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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훈 소장이 ‘만절필동(萬折必東, 황하는 아무리 굽이가 많아도 마침내 동쪽으로 흘러간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적고 있다. 이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송종훈(56세) 한자이야기연구소장은 아람누리도서관 2층 회의실에서 재능기부로 천자문을 가르친다.
이곳 교육생은 40~70대 50여 명.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아람누리도서관 회의실에서는 중장년 학생들의 눈망울이 전등 불빛보다 더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송 소장은 건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축산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정보통신, 무역업계에 종사했다. 그러다가 15년 전 사업이 어려워졌을 때 도서관에서 한문 공부를 시작했다. ‘왜 초학자에게 가장 먼저 천자문을 가르쳤을까’하는 호기심에 천자문을 공부했으며, 이후 천자문의 심오한 내용에 흠뻑 빠져 외우고 쓰고(380번)를 했다.

공부는 대부분 독학으로 했다. 농협의 홍보용 다이어리에 줄을 그어 펜에 잉크를 찍어 천자문을 썼다. 5만 자를 적고 나면 펜촉이 뭉툭해지고 잉크를 많이 흡수해버리는데 그럴 땐 지인에게 선물로 펜촉을 건네곤 했다.

그는 한자와 친해지면서 『한자능력검정시험 1~8급』, 『마음으로 읽는 천자문』이라는 책도 발간했다. 2010년 4월부터는 원당, 화정, 대화 등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이곳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천자문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처음엔 강사비를 받았지만 지금은 예산이 부족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며, “배우고자 하는 교육생들의 열정을 헤아려 강좌가 유지됐으면 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송 소장이 지난 5년 가까이 운영해온 천자문반을 거쳐간 교육생은 200여 명. 그중 60대 후반의 한 할머니는 1년 동안 천자문을 공부한 후 직접 두 권을 써서 손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강의 첫 해부터 서울과 파주에서 찾아와 공부한 70대 노부부도 있다. 가족 간 재산문제로 우울증을 앓다 천자문을 공부하면서 마음에 안정을 찾은 50대 여성도 있다.

송 소장은 고양시뿐 아니라 전국을 누비며 한자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충주 건국대병원 의사 세미나 특강, 세종대 부동산 대학원 특강, GS쇼핑 천자문 특강 등을 했고, 오는 3월부터는 서울 강서농협 하나로문화센터에서 한자를 가르칠 예정이다.

2011년 6월에 제17회 대한민국 신지식인 교육부문에도 선정된 송종훈 소장은 “고전을 통해 옛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통해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천자문을 배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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