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같은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 장항동 웨스턴돔 카페 근처에서 만난 공민영(대진고3), 박지환(중산고3) 학생 두 청년 모두 입을 모아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재석 같은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지금의 혼란스러움 즐기고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으면”

 

학교생활 중 가장 치열하고 힘든 대학입시가 끝나고 한 달, 해가 지나 20세 청년이 된 두 학생을 만났다. 매년 12월 31일 이면 많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밤 12시를 기다렸다. 당당히 주점에 들어가 당당히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성인이 된 기쁨을 나눈다. 그동안 법적으로 금지된 일에 대한 해방감이 그 이유일 것이다. 이들은 성인이 되면서 자유를 느끼며 해방감을 누리지만 동시에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아직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생활을 준비하며 방학을 즐기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둘을 장항동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공민영 학생은 보컬로 대학에 합격했다. "유럽여행 가는 것이 목표"
공민영(대진고3) 학생의 취미는 밤새 피아노 치기다. 공 군은 2015학년도 입시에 보컬로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지난 1월 2일까지 실용음악과 입시준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온 왔다는 공 군은 벌써 교복을 보면 아쉽다. “뒤를 돌아보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낸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공민영 학생은 성인은 자유도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며. “우리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됐으니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용음악과 입학을 위해 꾸준히 달려온 공민영 학생에게는 입시가 끝나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살도 빼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토익공부도 해야지 하는데 복잡하다” 대학교 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있다. “지금까지 입시를 위해 정해진 틀에서 열심히 연습해 왔는데 앞으로 아직 배우지 못했던 음악수업을 듣고 여러 분야의 음악도 접하게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민영 학생은 대학에 가서 여자친구를 만날 생각에 들떠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것 처럼 카페에서 이성과의 우연한 만남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못 만났다. 혼자서 유럽여행가보고 싶다. 돈만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먼 미래겠지만 결혼은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민영 학생이 지금까지 느낀 대한민국은 긍정적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큰 실패를 경험해본 적은 없다. 어떤 일이건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전해보지 않고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공민영 학생의 꿈은 대학 교수다.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스무살, 가장 하고 싶은 일, 생각이 많고 혼란스러운 시기다. 하지만 혼란스러움을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아직은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기라 좋다”

공민영 학생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계속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다 같이 오래 오래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 박지환 학생은 대학교 등록금에 보태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주차안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집에서 종일 뒹구는게 가장 좋다고.

 

박지환(중산고3) 학생은 일찌감치 수시로 지난 여름 베이스로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박 군은 지난 12월 31일 밤 친구들과 함께 장항동 라페스타 부근 식당에서 12시를 기다리다 12시가 된 순간 신나게 술집에 갔다. “당당하게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다. 그렇게 당당히 들어가서 술을 마시니 신기했다”며 “그동안 나이 때문에 또는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못 했던 것들을 빨리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환 학생은 주차장 안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대학교 등록비에 조금 보태고 싶다. 대학등록금을 생각하면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박 군 역시 대학에 가면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한다. “제가 연애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닌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캠퍼스커플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수줍게 말했다.

박지환 군은 “자신의 시각에 따라 내가 속한 사회가 바뀐다. 내 자신이 변해야 사회도 날 받아주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빨리 군대에도 다녀오고 싶다는 박 군은 “군대를 간다면 좀 힘든 곳으로 가고 싶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 군의 취미는 집에서 뒹구는 것 온종일 아무 것도 안하고 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서른이 됐을 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군의 이상형은 말이 많고 활발한 여자다. “제가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그렇다. 요리도 잘했으면 한다”

박지환 군은 “이제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내가 한번 대통령을 해보고 싶지만 누가 한다면 유재석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환 학생은 부모님에 효도하고 싶다고 한다. “스무살 까지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꼭 효도해야겠다. 그냥 너무 감사하다”

이 둘은 앞으로 펼쳐질 대학생활에 들떠있는 영락없는 청소년이기도 했지만 자신들이 성인 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에 대해 알고 있는 어엿한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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