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페스타 먹자골목 10년 장수 '늘올' 장미경 사장

 

▲ 장미경 사장(가운데)과 누가 더 친한지 다투곤 하는 단골손님들.

라페스타 먹자골목이 고양시에 자리 잡은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식당과 주점들이 간판을 내리고 올려왔다.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장사에 성공하기는 힘든 이곳. 그런데 10년 째 한자리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점이 있다. 바로 요리주점 ‘늘올’이다.

2일 방문한 늘올은 비교적 장사가 안 되는 월요일임에도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인기메뉴인 닭볶음탕과 유린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여전하다.

장미경(51세) 사장은 2005년 지금의 자리에 늘올을 개업했다. 당시 마두역 근처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던 장 사장은 “당시 운영하던 곳의 세가 비싸서 상가를 살 생각을 하던 중에 상권이 이곳(먹자골목)으로 옮겨간다는 소문을 듣고 개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호인 늘올은 늘, Always(항상)라는 뜻이다. 그 말처럼 늘올은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는다고 한다. 장 사장은 “손님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생각이 나더라도 찾아오면 열려있는 곳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오후 5시에 오픈해 오전 9시까지 열려있는 것도 늘올의 특징이다. 근처 가게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도 문을 닫으면 늦은 새벽에 이곳으로 모이곤 한다.


“가만히 카운터에 서있기만 해도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 보인다”는 장 사장에게 친절함은 최고의 전략이다. 늘올을 처음 오픈했을 때는 직원 하나 없이 시작했다. 직접 거리에 나가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했고 오픈 2달 만에 더 이상 손님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10년 동안 늘올이 성황인 이유는 그저 친절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미경 사장이 보여준 오래된 노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10년 전부터 작성했다는 이 노트에는 단골손님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름만이 아니다. 이름 옆에 괄호 속에 ‘뚱, 순둥이, 넙대대, 연탄갈비, 키크고 상냥’ 등 단골손님들의 특징이 기록돼있다. 10년 전부터 꾸준히 기록해 온 이 노트는 장미경 사장의 보물이다. “이렇게 단골손님들과 친해지다 보니 손님들이 조카가 되고 나는 이모라고 불린다. 나는 조카들이 엄청 많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늘올에는 개업 초기부터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들이 유독 많은데 20대 초반 때처럼 3, 4일 연장으로 찾아오지는 않아도 한 달에 두세 번은 찾아온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손님들이 장미경 사장을 보러오고 있었다. 누가 장 사장이랑 더 친한지 다툰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윤희(23세)씨는 “처음엔 지인 때문에 오게 됐다가 닭볶음탕 맛에 빠져서 계속 찾아요. 그러다가 이모랑 친해지면서 어느새 여기가 아지트가 됐더라고요. 항상 이름까지 불러주며 반기는 이모 때문에 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김현주(23세)씨는 “유린기 먹으러 자주 와요. 이모가 친구들 한명 한명을 다 기억해요. 항상 긍정적으로 맞아주시고요 늘올은 집같은 곳이에요”라고 말했다.

류재경(24세)씨는 “늘올이 이 근처 주점 중에 가장 늦게까지 연다”고 말했다. 류씨는 “늘올에 오면 동네친구들도 만나게 돼서 3명이서 놀러왔다가 나갈 때는 9명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에 오픈해 오전 9시까지 열려있는 것도 늘올의 특징이다. 근처 가게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도 문을 닫으면 늦은 새벽에 이곳으로 모이곤 한다.

장미경 사장은 “장사를 하려면 손님들을 한결같이 대해야 한다. 음식은 나도 만족하는 것을 손님들에게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사를 시작하고 15년 동안 해를 많이 못 봤다. 요즘은 몸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60세까지 장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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