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교 앞둔 중부대 고양캠퍼스 ‘파열음’

22개학과 이전 고려해
지금까지 개교 준비해와
교육부의 갑작스런 결정에
수도권 학생도 금산으로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가 신입생만으로 3월 2일 개교하는 것으로 교육부 최종인가를 받음에 따라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고양캠퍼스 이전 대상 22개학과 재학생과 학부모 700여 명은 24일 고양캠퍼스 대강당에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하며 학교 측에 재학생도 고양캠퍼스에서 수업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학 측이 2013학번 신입생부터 고양캠퍼스로 이전하는 것처럼 과장해 학생을 모집한 것 아니냐며 학교 측을 질타했다.

임동오 중부대 총장은 “고양캠퍼스에서 재학생도 수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교수연구실, 실험·실습기자재를 모두 옮겨왔는데 교육부가 신입생 수업만 허용해 학교 측도 난감하다”며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학생들과 학부모는 “보다 명확한 답변과 앞으로의 대안을 들으려 이 자리에 모였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총장 퇴진하라”는 고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임 총장은 자리를 피하려다 학생들의 제지를 받고 다시 들어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24일 고양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중부대 비상대책회의 중에 한 학부모가 재학생이 고양캠퍼스에서 수업 받을 수 없는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와 총학생회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참석한 학부모와 재학생을 대상으로 탄원서에 서명을 받아 교육부, 국회,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제출하기로 했다. 탄원서는 이전 대상 22개 학과 재학생의 70%가 수도권 거주 학생으로 고양캠퍼스에서 수업을 받기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중부대 관계자는 “22개 학과 전원 수도권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학과 사무실, 기자재 이전 등 고양캠퍼스 개교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지난 13일 고양캠퍼스 개교 허가와 22개 학과 865명 입학정원을 허용하면서 재학생의 이전 수업을 불허했다.

학부모들은 “금산캠퍼스에 입학한 아이들은 금산에서 졸업하라는 방침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하면 그 아이들만 금산에 남게 되는데 도대체 수업을 어떻게 받으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해당지역 국회의원이 2012년 국회의원 출마당시 ‘주민동의없는 중부대 이전은 없다’는 공약을 내걸고 국회의원이 되었고, 지금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하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 우리가 봉이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학교측의 집단이기주의와 금산의 지역이기주의와 정치권 이기주의가 학생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한 재학생은 “교육부는 학과 특성이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을 내렸고, 학교는 이같은 결과에 아무런 대책도 준비도 없었다니 분통이 터진다”며 “모든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안게 됐다”고 말했다.

 한 12학번 여학생은 “입학 당시에 2개 학교에 합격했으나 중부대 측에서 곧 고양캠퍼스로 이전하니까 등록하라고 전화까지 걸어와서 중부대에 등록했다”며 “입학 후에는 내년에는 간다, 내년에는 간다는 말을 들으며 참아왔는데 올해도 못 올라오게 되면 사기당한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 측 관계자를 내보내고 3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를 진행했으나 뾰족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재학생들과 학부모는 재학생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전원 휴학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학교 측은 교육부 결정 이후 뒤늦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지만 일주일 후면 개학인 상황에서 강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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