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 어린이·청소년 농부학교

“도시에선 비오는 날이면 아이들을 집 밖으로 못나가게 하잖아요. 어린농부학교에선 웅덩이를 만들고 장화에 빗물을 담아 놀기도 해요. 지후가 요즘엔 비오는 날을 기다려요.”
이선화(파주 문발동)씨는 딸 김지후(초2)양이 파주 어린농부학교에 다니면서 자연뿐 아니라 매사에 호기심을 갖는 듯해 반갑다고 말했다. 지후양은 올해로 3년째 어린농부학교에 참여한다. 어려서부터 관심을 갖던 곤충 관련 책을 미리 찾아보고 텃밭과 숲에서 온갖 곤충을 관찰하는 데 신이 나 있다. 예전엔 꺼려하던 채소도 곧잘 먹는다. 바람과 햇빛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사회성이 좋아진 것도 큰 변화다.

 

쌈지어린농부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이 텃밭농사를 짓고 있다. 농부학교는 텃밭농사는 물론 자연놀이와 생태체험 등 아이들이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근 아이들이 직접 농부가 되어 흙을 만지고 농작물도 키워보는 농부학교가 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농부학교도 문을 열고 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성장하게 하는 땅의 힘을 믿는 까닭이다. 씨뿌리고 가을걷이까지, 1년 동안 농부가 되어보는 농부학교를 알아봤다.

인문학 접목한 청소년농부학교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는 초등 5학년부터 중등 3학년을 대상으로 ‘청소년농부학교’를 운영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숨가쁜 청소년들에게 농사란 ‘딴짓거리’처럼 보이기 십상. 올해 처음 여는 청소년농부학교는 ‘나를 찾아 떠나는 텃밭 여행’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농사만 짓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도시농업전문가, 인문학자, 작가, 심리학자, 직업상담사, 교사가 강사로 참여해 농사와 인문학을 접목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청소년농부학교 기획단으로 참여한 소설가 김한수씨는 “치유의 힘이 강한 농사를 통해 청소년기의 스트레스를 풀고, 인문학적 고민과 성찰을 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절기에 따른 농사짓기에 앞서 자기표현하기, 농업과 함께한 역사와 철학, 진로탐색과 같은 주제별 인문학 강좌도 연다. 누리길탐방, 장항습지탐방, 탐조활동 등의 생태학습도 진행한다. 
참가자에겐 봉사시간(45시간)을 인정해주고, 1년간의 활동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준다.
문의 010-2771-4315, cafe.naver.com/goyangyoungfarmer

논농사도 짓는 고양어린이농부학교
도시농부 모임인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는 올해로 2년째 ‘고양어린이농부학교’를 연다. 이곳에서는 텃밭농사는 물론 논농사도 지어볼 수 있다. 수변 생물들이 자라는 수로, 허브 텃밭 등 주변 환경이 다양한 생태를 관찰하고 체험하기에도 적합하다. 논 옆에는 계절마다 철새들이 날아들어 탐조활동도 가능하다. ‘기르고 먹고 흙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풀, 꽃, 나무와 곤충, 새들과 스치는 바람과도 친구가 되는 생태놀이터’라는 취지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오감을 깨워주고 생각 주머니를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올해는 텃밭활동에서 벗어나 식물·곤충·조류 탐구활동, 생태탐방과 같은 야외활동을 늘릴 예정이다. 6세~초등 4학년 대상.
문의 010-3390-4523, cafe.naver.com/littlefarmers

기르고 놀고 먹는 어린농부학교
2012년 ‘기르자 놀자 먹자’라는 주제로 첫걸음을 뗀 파주생태문화교육원의 ‘어린농부학교’가 올해도 심학산 텃밭 배움터에서 농사를 시작한다. 어린농부학교는 텃밭활동, 미각체험, 자연놀이로 구성된다. 텃밭활동은 텃밭에서 감자, 완두콩, 당근, 고구마, 땅콩, 오이, 고추 따위의 농작물을 직접 키워보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유기농법으로 기른 농작물과 들풀, 꽃, 열매를 건강한 조리법으로 요리해 먹는 미각체험도 한다. 텃밭 마당과 숲에서 뛰노는 자연놀이도 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텃밭과 실내학습장, 나지막한 숲 마당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파주 심학산의 텃밭 배움터에서 이뤄진다. 겨울에는 연 만들기와 날리기, 얼음지치기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무농약, 무화학 비료, 무비닐 농사를 짓고, 물도 숲에 있는 깨끗한 샘물을 쓴다. 6~13세 대상. 
문의 031-944-2306, cafe.daum.net/kidsfarming


텃밭서 영어로도 노는 쌈지어린농부학교
논밭예술학교는 오는 3월 28·29일 시농제를 시작으로 ‘쌈지어린농부학교’를 진행한다. 우프코리아와 쌈지가 함께하는 생태자연 주말교육프로그램으로 환경부 인증 프로그램이다. 자급자족 삶을 꿈꾸는 외국인과 한국인농부가 아이들과 국경을 초월한 문화놀이를 하며 식물들과 교감하며 사계절을 함께한다. 모든 과정을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하며, 아이들이 먹고 싶은 요리를 구상하고, 그에 필요한 작물로키우고, 직접 요리까지 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일하는 즐거움과 공동체의식을 익히는 것이 특징이다. 식사 후 잔반은 퇴비로 만들어 환경사랑을 익히기도 한다. 올해 받은 씨앗을 다음 해에 이어 심으며 ‘한국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에도 참여한다. 5~13세 대상.
문의 031-943-9722, cafe.naver.com/ssam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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