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동 ‘후아의 나무공방’

 

▲ 주부 교육생 이유나(왼쪽)씨가 이윤진 목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두 달간 만든 식탁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목공교육 외에도 가구제작을 이 목수에게 직접 의뢰할 수도 있다.
세상 하나뿐인 가구 만드는 곳
일대일 교육에 두 달이면 완성 

가구를 직접 디자인해 나무를 잘라 내가 원하는 가구를 만드는 것. 남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목공이 요즘 인기다.

직접 조립하는 DIY가구의 작년 판매율이 45%나 증가했다고 한다. 여기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원목가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다. 원목가구를 반제품이 아닌 원재료를 사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수 있는 곳이 우리 주변에도 몇 곳 있다. 그중 독특한 감성으로 공방을 운영하는 이윤진 목수의 작업실(후아의 나무공방)을 방문했다.

지하 공방에 들어서자 한쪽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독립적인 공간이 먼저 눈에 띈다. 구수한 커피향과 다양한 나무소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운 이곳은 이윤진(42세) 목수의 사무실 겸 고객 상담실이자 교육생과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다. 장난감처럼 만든 커피 로스터기계(물론 재료는 나무)와 소품들은 당장 미술관에 전시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훌륭한 작품들이다.

▲ 이윤진 목수


후아 선생님으로 더 알려진 이윤진 목수는 원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6년간 근무했었다. 하지만 현장에 다녀보면 멋진 건물이라도 그 안에 어떤 가구와 소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 후 자연스레 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무렵 국민대 가구제작 커리큘럼을 통해 목공 기술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뒤 본격적으로 목공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됐다. 그것이 벌써 12년 전이다.

이윤진 목수는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찾는 이들을 크게 둘로 분류했다. 목공 그 자체의 매력을 느껴 취미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 또 하나는 직접 만들면 싸겠다싶어 찾아오는 사람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가격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신만의 특별한 맞춤형 가구를 만드는 것, 거기에 더해 특별한 취미시간을 즐긴다는 데 의미를 뒀으면 해요. 원목과 합판을 섞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파는 가구보다는 훨씬 쌉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원목이다. 시중에서는 원목 서랍장이라 하더라도 서랍 뒤쪽은 합판을 대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100% 원목만 쓴다. 혹시 MDF나 합판이 들어오면 작업실 공기가 다르다며 교육생이 먼저 알아챌 정도다.

직접 가구를 제작해 좋은 점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원목의 종류와 두께, 가구 사이즈도 정할 수 있다. 3년째 매주 한 번씩 작업실을 방문하는 주부 교육생 이유나(43세)씨는 식탁, 책장, TV장 등 집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를 이곳에서 직접 만들었다.

이유나씨는 “뭘 만들어 올지 기대된다며 언제부턴가 남편이 먼저 묻는다. 내가 필요한 가구는 다 만들었지만 공방은 계속 나오고 싶어 이제는 친구들이 주문한 가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 교육이 끝난 교육생일 경우 제작 기간은 6인용 식탁기준으로 8주(일주일 1번, 작업시간 3시간 기준)정도 걸린다.

원목은 숨을 쉬기 때문에 수축과 팽창을 한다. 그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터지고 갈라진다. 그래서 이윤진 목수와 같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복잡한 디자인을 원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원목이라는 재료의 한계 때문에 간혹 디자인에 제약이 따른다”고 이 목수는 말한다.

주부 이유나씨가 만든 식탁을 보며 “이렇게 만든 가구는 얼마나 오래 쓸까요?”하는 기자의 질문에 목수는 “100년은 써야 한다”, 교육생은 “난 내 딸에게 물려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만든 가구를 자식들이 물려 쓰면서 언젠가는 엔틱가구가 된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있을까? 원목가구, 조립만 하지 말고 이제 직접 만들어보자.

목공교육 외에도 가구제작을 이윤진 목수에게 직접 맡길 수도 있다. 모든 교육은 일대일 교육으로 이뤄진다. 직장인을 위한 저녁 7시 시간도 있다. 하지만 기존 회원들이 꽤 있기 때문에 신규 회원이 되려면 종종 대기해야 한다. 문의 031-967-3313, 일산동구 마두동 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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