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는 점점 거대 공룡화되는가. 건설부는 일산구 덕이, 식사 가구 공단 지역 약 64만여평을 주거용도로 변경하는 안을 확정했다. 이들 지역은 이미 택지 개발에 착수한 풍동지구, 일산2지구와 파주 운정지구에 각각 인접해 있어 숨쉴 공간이 없는 거대 아파트군이 형성될 것이 확실하다.

이곳은 가구를 비롯한 각종 제조시설이 들어서 있어 고양시 대표 자족시설 단지로 인정받아 왔다. 비록 불법 건축과 양성화 과정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수많은 고용을 창출해왔고 가구의 경우 수도권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 올 정도로 명소가 된, 오랜 기간을 통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공단지역이다. 그런데 경기도 총량제 할당에 따른 설문동 일대 산업단지 계획이 발표되자 그곳으로 이전과 함께 주거 용도로 변경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었다. 그후 총량제 협상이 무산되자 동시에 주거용도 계획은 취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번 마음 먹은 개발 자본의 욕심은 거세었고, 그 동안 별 탈없이 임대하여 운영하던 중소 업체들만 내쫓기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공장이전과 함께 이들 지역이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 추진될 때, 이미 숲이 잘 보존돼있는 풍동지구와 일산2지구를 양 공단지역과 맞바꾸어 보존할 수 있다면, 도시기본 계획의 골간을 흔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소방도로 등 산업기반 시설이 취약한 이들 공단 지역을 설문동 산업단지로 이전할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런데 설문동 공단 이전계획이 무산된 마당에 별 대책 없이 택지개발만 서두르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현 공단지역을 기존 상태로 유지하면서 소방 도로 등을 계획화하여 도시형 공장 위주로 육성할 계획은 한번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현실을 모르는 턱없는 소리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치 못한 계획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결국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자본에 쉽게 무너지는 도시 계획 정책이 너무 아쉽다. 자본의 힘이 거세더라도 원칙을 붙들고 주민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자세를 보고 싶은 것이다.

이번 주거용도 변경으로 그 동안 가꾸었던 일터를 떠나야 할 중소기업이 난처한 입장에 놓여있게 되었다. 지금의 공단 자리를 정비해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다면 산업입지와 시장성이 좋은 고양시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 시장에 맡겨 몰아내서는 안될 것이다. 자족도시를 지향해야 할 고양시가 있던 자족시설 마저 내몰고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면 도시계획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고양시는 계획 인구를 100만 이하로 묶고 도시의 양적 팽창보다 삶의 질을 풍요롭게하는 자족형 도시가 되어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시 한번 이번처럼 쉽게 기본계획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금치 못한다. 기본계획은 안중에도 없고 인구만 불려 광역시로 진입하여 조직 상향화와 정치역량을 키우고자하는 집단들의 음모가 있다면 과장일까. 대다수 시민은 이제 인구는 그만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생태 환경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공동된 바램이다.

공룡은 불어나는 몸집을 감당하지 못하여 스스로 자멸했다고 하지 않는가. 현재 한창 계획 중인 분구나 시청사 이전 문제도 몸집 불리기 일환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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