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병기법안 이끌어 낸 미국 버지니아주 홍일송 한인회장

지난해 3월 미국 버지니아주는 ‘동해 병기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주내 모든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함께 쓰게 하는 법이다. 이 법에 따라 2015학년도부터 버지니아주에서 새 학기를 시작하는 모든 공립학교 학생은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배우게 됐다.

‘동해 병기법안’의 통과 과정에는  버지니아주 한인회 홍일송(52세·사진) 회장의 집요한 노력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고양시를 의료관광차 찾은 홍일송 회장을 만났다.

홍일송 회장은 “독도 문제의 해결에 앞서 동해부터 찾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독도는 이미 우리 주머니에 있는 것이다. 우리 경찰이 지키고 있다. 그런데 동해는 그렇지 않다. 이미 지난 100년간 일본해로 표기돼왔다. 독도를 둘러싼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됐을 때 지금과 같이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놓고 이야기하면 우리나라가 불리 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애국가 첫 시작은 ‘동해물과 백두산’으로 시작한다. ‘동해 병기법안’은 애국가를 편하게 불러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고민하게 됐다”는 홍 회장은 1985년 워싱턴 한인학생회 총회장을 맡고 미국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 거북선을 만들어 참가하기도 했다.

이후 2010년 버지니아주한인회장에 당선되면서 본격 행동에 나선 그는 주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법안을 제안하고 설득작업에 매달렸다. 상임위까지 올라가서 부결되는 등 몇 차례의 난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집요한 노력 끝에 주의회의 통과와 주지사의 서명으로 ‘동해 병기법안’이 통과됐다.

홍 회장은 “역사공부를 하면서 짧은 미국의 역사와 한국 역사를 비교해봤다. 조지 워싱턴이 미국 대통령이던 때 한국엔 정조대왕이 즉위 중이었다. 당시 우리나라가 미국 보다 군사, 문화에 한참 앞서 있었는데 왜 지금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일본의 침략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일본, 중국의 역사책을 읽으며 우리 역사가 왜곡된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내세울 수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기록 문화를 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문화강대국인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훼손된 우리 역사를 찾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라며 “자신의 역사를 아는 것은 기본이다. 알아야 반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해 병기법안’ 통과를 위해 쉴 새 없이 노력해온 홍일송 회장은 “이제 시작이다. 다음 목표는 전 세계의 교과서가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쓰도록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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