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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랑에 정년퇴임이 있나요”주목! 이 사람 지역 RCY 초석 다진 마영호 전 능곡고 교장
  • 이명혜 전문기자
  • 승인 2015.04.01 14:27
  • 호수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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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호 전 능곡고 교장<사진>은 지난 2월 35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일선에서 물러났으니 적잖이 게으름을 피울 만도 할 텐데, 그는 여전히 분주하다. 마 전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청소년 RCY지도교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고양파주지역 RCY 활동의 초석을 다진 주인공이다. RCY고양파주지부 1대와 3대 회장, 7대 경기도회장, 3대 전국회장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청소년 행사를 기획해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이제 교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청소년 교육과 RCY활동을 지속할 계획으로 올해 경기환경청소년환경운동본부 자문위원, 적십자 대의원을 맡았다.

두 달 봉급 털어 청소년 예술제
그가 RCY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교사생활 3년차에 문산종고(현 문산제일고)에서 RCY지도교사를 맡으면서부터다. 총각선생님이라 등 떠밀려 시작했는데 아이들과 활동을 하다보니 재미있어 즐겁게 활동했다고 한다. 다른 학교 지도교사들과 협의회도 구성하고 행사도 함께 준비했다. 기억에 남는 행사로 RCY청소년예술제를 꼽았다.

“고양파주지부 1대 회장을 맡았을 때 제1회 청소년예술제를 열었죠. 두 달치 봉급 털어서 행사비를 마련했어요.”

RCY 지도교사들이 사비를 털고, 후원금을 모아서 열었던 청소년예술제가 올해로 어느새 31회를 맞는다.
“80년대에는 청소년들의 놀이문화가 없던 시기였죠. 아이들이 얼마나 심심했겠어요.”

학예회 수준의 행사를 정례화한 것이 청소년예술제였다.

“첫 해에 문산극장을 50만원에 빌려서 행사를 했죠. 조명기구도 빌려다가 직접 달고 그랬죠.”

작업이 끝나면 밤 12시가 훌쩍 넘어 집에도 가지 못하고 극장 옆 여관을 빌려(통행금지가 있던 시기라서) 동료교사들과 함께 술 한 잔 하고 그랬던 시절이었다. 교사들이 사비를 털어 손수 준비한 행사에 중고생들이 1000명씩 몰려와 극장이 빽빽하게 들어찼다고 한다.

파주에서 할 때는 고양시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파주로 갔고, 고양시청사가 지어진 후엔 문예회관에서 행사를 하기도 했다. 체육관을 빌리게 되면 전력시설이 부족해서 군부대 협조를 받아서 발전차를 빌려 조명을 켰다.

“그 당시에는 돈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이제는 행사하고 나면 돈이 조금 남아요. 남은 돈으로 과자 사들고 파주에 있는 새얼학교(다운증후군 생활학교)에 RCY 단원 아이들과 봉사를 가요. 다녀오면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기를 건강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요.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는 혜택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지요.”

전국 단위 RCY행사 기획
마 전 교장은 전국회장을 맡았던 1993년, 제1회 ‘ㅎ나로 큰걸음 전국대회’를 열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통일팀은 통일로를 걷고, 자유팀은 자유로를 걷고, 평화팀은 평화로(연천~의정부)를 걸어서 임진각에 모여 평화기원제, 글짓기, 평화선포식을 갖는 행사였다. 이 행사에 3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임수경이 방북했다가 8·15때 임진각으로 넘어왔던 것이 바로 그 해예요. 정부에서 임진각을 폐쇄해버렸어요. 행사는 다 준비해뒀는데 큰일이 난 거죠. 간신히 임진각을 열어서 행사를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ㅎ나로 큰걸음’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만 6개월이 걸렸고, 전국단위 회원이 참가하는 행사였는데 자칫 무산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여름방학이면 해변학교, 겨울이면 눈꽃학교 등 이벤트 기획자처럼 다양한 청소년 캠프를 기획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할 때마다 “관자놀이에 핏줄이 굵어질 만큼” 힘이 들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즐거운 추억이다. 그는 “주변에 도와주는 선생님들이 많아서 가능했다”며 동료 교사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능곡중·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때에는 엄하기로 소문이 났던 마영호 전 교장. 겉으로는 엄하고 무섭지만 알고보면 정년퇴임식 날 울지 않으려고 청심환을 두 알이나 먹고 단상에 선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사랑했기에 문화행사, 캠프를 기획했고, 학생들에게 엄하게 규율준수를 강조하며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을 높였다. 학교 평판이 좋아진 것은 덤이다. 마영호 전 교장이 이제 교단을 떠나 청소년단체와 봉사단체에서 또 어떤 기획력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이명혜 전문기자  mingh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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