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고양 경제를 살려내는 지역기업 탐방 ⑬ ㈜현문자현

 

이기현 ㈜현문자현 회장. 출판을 통한 한류 붐을 조성해 우수한 한국 동화를 수출하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꽃보다 아름다운 100만 고양시가 창조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장항동 ‘출판인쇄문화’ 융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지난 3월 이임식을 가진 전 장항동기업인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해 온 이기현 ㈜현문자현 회장의 말이다. 일산동구 장항동은 1500여 개의 인쇄출판사업체를 비롯해 많은 중소기업체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장항동이 문화융성의 전략적 전진기지로서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예부터 한양에서 의주까지 이어지는 관서대로의 길목으로서의 고양과 장항동의 입지적 가치를 알려왔다.
현문자현의 본사 정문에 들어서면 ‘마음 속에 담긴 예술, 백지 위에 혼을 심자’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는 15살 때 첫 직장이었던 한 인쇄소부터 신화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그리고 현문인쇄·출판까지 성실, 신용, 기술혁신의 신념을 붙들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온 이 회장의 여정이 함축되어 있다. 현문자현은 이 회장이 1990년 현문인쇄사란 이름으로 산업 일선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현재 인쇄와 출판을 아우르는 출판·인쇄 전문그룹으로 성장했다.
약 45년 동안 인쇄와 출판업을 두루 거친 이 회장은 “인쇄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고 “출판은 단순한 이익 창출 사업이 아닌, 인류 발전을 위한  문화 도구”라는 신념을 가지고 한국의 문화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문자현 전경
고품격 인쇄가 가능한 최신형 로랜드 8도기 및 표지 전용 5도기.

최신식 설비로 인쇄·제책 한 장소서
국내 우수 창작동화 번역·수출하기도

현문자현(現文字現), 기업 이름이 독특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소리의 꼴인 글자를 엮어 유익한 ‘천서(天書)’를 만들자는 의미다. 인류문명, 문화사에서 문자의 발명과 인쇄와 출판술은 큰 전환점이었듯이 인류의 의식과 인식의 첫 발현인 말과 소리의 꼴인 글자를 담아내는 과정인 출판과 인쇄는 여전히 값지고 중요한 문화다. 현문그룹은 예술혼을 담은 귀한 소리를 서적에 담아 꾸준한 성장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갔다.

현문인쇄·출판의 성장요인과 제조 특징이 궁금하다.
현문은 기계를 붓에 비유한다. 좋은 붓이 훌륭한 예술작품과 상관성 있듯이, 한 점과 한 획도 곱고 선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설비 투자에 인쇄 경영의 초점을 맞춘다. 이런 까닭으로 국내 주요 출판사들의 인쇄 발주가 끊이질 않는다. 또한 출판은 물론 인쇄·제책이 한 곳에서 가능해 경쟁력 우위에 있다.
현문인쇄 부문은 지속적인 설비 확장과 기술 능력을 토대로 2004년에는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그리고 2005년에 manroland 4색기를 도입후 2007년에 최신형 manroland 8색기를 도입하고  자동 색상조절 시스템인 ‘CIP3’와 ‘CTP’를 설치해 고품격 인쇄가 가능하다. 제본 부문은 2000년에 설립한 ‘자현제책사’를 통해 2002년에 띠지·커버·엽서 등의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고 2003년에는 ‘요시노 120형 무선제본 시스템’을 갖췄다.
출판 부문은 지난 1995년 ‘도서출판 생각하는 백성’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현문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양서의 명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국내 출판 도서로는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힐러리의 삶』(칼 번스타인), 『포옹』(틱 낫한) 등 번역 도서와 어린이용 학습만화 『내 아이 노벨상 수상자로 키우기』(전 30권) 등 총 600여 종의 우량도서를 편찬해 절찬리에 판매하고 있다.

힘겨웠던 시기와 극복 비결은
인쇄사업은 장치산업인데, 인쇄기계 1대의 평균가격은 15억 원 정도다. 이러한 고가 장비의 리스 가격과 주요 수입국가인 독일 및 일본의 외화가 상승할 때는 상당히 고통스럽다. 2001년 고양으로 이전한 후 용산에서 회사를 운영할 때보다 수익이 반으로 줄었고 운영자금이 부족했다. 이때 1부제에서 2부제로 근로방침을 바꾸고 밤샘 근로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옛 은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대규모 출판사 인쇄물 수주에 도움을 입어 당시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에 기업을 위한 부도어음을 상환해 주는 보험가입을 통해 신용을 보장받아 장비 리스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이처럼 거래처와의 높은 '신용'이 위기 극복의 요인이었다. 현문자현은 경영 25년간 100여 명의 직원들과 혼연일치를 통하여 월급 날짜를 어기지 않고 악착같이 지켜왔다. 이러한 노사 간의 신뢰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현문이 만들면 믿을 수 있다'는 표어로 정신무장을 하고, '아시아를 넘어라, 태평양을 건너라'라는 슬로건 아래 더욱 희망찬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중장기 발전계획이 궁금하다.
앞으로는 문화 융성의 터 위에 국가를 넘어선 문화자산을 가지고 대륙을 넘나드는 출판인쇄인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첫 일본 방문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신주쿠에 있는 한 서점에서 한국 책을 찾던 중 북한 서적이 다량 유통되고 있었지만 우리의 서적은 미미했다. 그때 한국 문화원에 전화를 걸어 건의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2007년 국내 출판사로는 처음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수도 도쿄(동경)에 사옥을 구입한 바가 있고, 한국 문화의 뿌리를 내리는 아동문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목적으로 국내의 우수 창작동화를 번역·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서적은 일본도서관협회의 우수아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 진출에 대해 "뿌리문화를 창출하는 애국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경제적인 부담이 크지만, 한류문화를 일으키는 수출이란 측면에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문자현
기업 이념 및 철학
 한 점, 한 획,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자
연 매출 120억원
직원 120명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622-19번지
대표전화 02-790-1424 / 031-902-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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