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영(주무관) 고양시청 페이스북 관리자

 

▲ 소설가가 꿈이었던 최서영씨는 ‘고양고양이’가 됐다. “다들 자신의 재능을 찾고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앞의 일을 즐겁게 하다보면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몰랐죠. 제가 천생 키보드 워리어인 걸."

최서영(주무관) 고양시청
페이스북 관리자

 SNS 3대장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고양시청, 부산경찰, 한국민속촌이다. 그중 고양시청 페이스북 관리자는 “누군지 정말 한 번 만나고 싶다”라는 말이 많았을 정도로 획기적이고 귀여운 고양고양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저를 고양고양이 이미지로만 보시고 ‘웃겨봐라’ 이러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낯도 많이 가리고 실제로 겁도 많아요.”

자신을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최서영(사진·28세)씨는 고양고양이를 닮은 외모를 빼고는 인터넷상에서 맹활약 중인 고양고양이와는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실제로 최씨는 목소리도 작고 외향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불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고양이는 페이스북에서는 이용자들과 농담도 하고 각종 애드립을 구사하며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곤 한다. 최씨는 “전략적으로 해야죠. 남녀 사이도 진심으로만 대하기 보단 밀당도 필요하자나요”라고 말했다.

“전 20대에게 괄시 받는 콘텐츠는 어떤 연령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인터넷 상에서요. 시장님이 홍보에 굉장히 관심도 많고 아이디어도 많으신데 아직까지도 고양시청 페이지의 주요 팔로워들이 10대와 20대인 것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시장님 아이디어가 정말 매우 아주 기발하고 좋은데 40대 이상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렇게 전략적으로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페이지 ‘좋아요’ 12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최씨는 이 일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SNS 운영에 관심도 없었고 따로 공부한 적도 없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도 없었다고 한다. 최씨는 “처음 고양시청 페이지 프로필 사진을 고양고양이로 바꿔놓고 불안해서 잠도 못 잤어요. 그런데 그렇게 대박을 칠 줄은 몰랐죠”라고 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여기저기서 SNS 운영에 대한 강의를 부탁하고 고양시청을 벤치마킹하는 곳이 많다. 최씨는 잠자는 시간만 빼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고 수시로 페이지를 관리한다. 최씨는 “딱히 힘들진 않아요. 전 이 일이 재미있거든요”라고 말했다.

고양시청에서 페이스북 관리자가 되기 전까지 최씨의 어릴 적 꿈은 소설가였고 대학에서도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최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양시에 살고 있는 고모 집에 쉬러왔다고 한다. 그렇게 집에서 요양을 하던 중 다시 일자리를 찾던 최씨는 고양시청에서 낸 채용 공고문을 봤다. 시청 소식지에 지원했는데 젊다는 이유로 SNS 홍보팀으로 발령받으면서 고양시청 페이지 관리자가 됐다.

“어떤 사람이 돼야지, 무엇을 이뤄야지 하는데 저는 소설가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양고양이로 살고 있죠. 다들 자신의 재능을 찾고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앞의 일을 즐겁게 하다보면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몰랐죠. 제가 천생 키보드 워리어인걸.”

최씨는 “월트 디즈니의 시작은 작은 생쥐였다. 나는 작은 고양이에서 시작했다. 창작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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