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들은 부정부패는 국가를 몰락시키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며 로마 제국의 멸망과 러시아 10월 혁명의 원인도 모두 왕족과 귀족들의 부정부패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현재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부정부패는 횡행하고 있다. 이런 부정부패가 횡행하는 나라마다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정정(政情)이 불안하고 국민들은 살기가 어렵다.  

이러한 부정부패로 인해 최근 중국에서도 부정부패 척결을 가장 큰 국가 목표로 삼을 정도이며 시진핑 국가 주석은 ‘4개 전면’(四個全面)을 적극 제시하고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중국 공산당부터 새롭게 정신무장을 한 뒤 법치로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사회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은 ‘뼈를 깎고 손목을 잘라내는’ 각오로 반 부패 투쟁에 나서라며 공산당원들에게 다그쳤다. 이 말은 ‘괄골요독’(刮骨療毒) ‘독을 치료하기 위해 뼈를 깎아낸다’라는 뜻으로 삼국지에서 관우가 적의 화살에 맞은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이다. 즉 ‘작은 것을 희생하고 전체를 보전한다’는 강력한 시진핑의 의지인 것이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부정부패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세웠다. 그 이유는 고려가 망한 이유 중의 하나가 부정부패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뇌물죄를 장물 ‘장’(贓)자와 더러울 ‘오’(汚)자를 써서 장오죄(贓汚罪)로 다스렸는데 역모 다음으로 엄하게 처벌했으며, 부패관리를 처벌한 뒤에도 그 명단을 장안(贓案)에 적어서 따로 관리했을 정도로 부정부패에 대해 엄격했다고 한다.

이런 옛날 우리 조상들의 부정부패 방지법을 오늘날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군 참모총장이란 자가 자신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고 시장 상인처럼 액수 흥정까지 했다. 그리고 공군 참모차장이란 자는 전투기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속였고, 총알이 그대로 숭숭 뚫리는 방탄복을 납품시킨 육군 대령도 있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부정부패다.

이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준 국방비로 인해 북한보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퍼붓고도 군사력이 열세이다. 지금 휴전선에서 우리 청년들은 부패한 고급 장성들이 장난 친 불량무기를 들고 적과 대치 중이다. 포신(砲身)이 막힌 고속함, 기관총에도 뚫리는 장갑차, 휘어지는 복합소총에 꽃다운 우리의 아들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전투가 벌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안 봐도 뻔한 현실이다. 

이 같은 부정비리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지난 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 이른바 ‘관피아’, ‘해피아’, ‘교피아’ 등 부패의 고리는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들었고, 우리의 희망을 송두리째 밟아 버렸다.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4년 부패인식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175개 나라 중 43위,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서는 하위권인 27위였다.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현실이다.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을 ‘이적행위’라 한다. 형법은 군사적 이적 행위자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의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99조). 하지만 우리나라의 군법은 ‘그들만의 리그’로 형이 솜방망이다. 아군 뒤에서 우리 편을 향해 총 쏘고 폭탄을 던지는 이런 부정부패의 죄인에 대해 군 법원은 겨우 징역 1~2년 형을 선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또 기억하고 있다. 바로 통영함 사건이다. 통영함은 5년 전 천안함 충격을 계기로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해난구조선이다. 하지만 몇몇 부패 군인 때문에 세월호 사고 때도 출항하지 못했고 지금껏 부둣가에 방치돼 있다. 왜냐하면 ‘통영함’에 고기잡이 어선의 음파탐지기를 달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코메디가 오늘날 연출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이야기처럼 ‘괄골요독’(刮骨療毒)의 정신이 정말로 필요한 때가 되었다. 

/김종일 동화작가,소설가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