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음탕한 애증(愛憎)의 노랫소리가 마치 『시경(詩經)』「정풍(鄭風)」을 보는 것 같다. 사랑을 갈구했으나 돌아보지 않는 상대를 증오하며 ‘당신이 사랑해 주신다면은/ 치마 걷고 진수(溱水)라도 건너겠지만/ 조금도 나를 생각 안한다면야/ 다른 좋은 사람은 없는 줄 아니/ 미친놈 미친놈아 <건상(건裳)>’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기회를 놓치고 나서 ‘어여쁘신 당신/ 문밖에서 기다렸는데/ 왜 아니 따라 갔나 후회스럽네 <봉(?)>’라고 노래하는 자도 있다.

그런가 하면 모든 것을 당신의 뜻대로 하겠다고 고백하며 ‘낙엽 낙엽은/ 바람 당신이 부는 대로 <탁혜(?兮)>’하는 자도 있고, 기대를 가지고 만나러 나갔다가 실망하여 ‘아름다운님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건 웬 미친 녀석 <산유부소(山有扶蘇)>’이라고 노래하는 자도 있다. 공자는 “음탕한 정나라의 노래가 고아한 음악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한다.(惡鄭聲之亂雅樂也)『論語』<陽貨17>”고 하였다. 나또한 애증(愛憎)의 노래를 부르며 정치의 정도(正道)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싫다.
<김백호·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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