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일산동구 정발산로 후쿠로우(부엉이) 대표 임춘만

 

▲ 임춘만 대표와 쿠라타 아즈미씨는 “서로 마음을 잘 읽어줘 더 믿음이 갔다”며 다정하게 웃었다.

카페촌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정발고 인근. 이곳에서 소박한 일본식 집밥(후쿠로우/본지 1222호 소개)을 운영하고 있는 임춘만(49세) 대표.


소박한 음식도 찡~하게 와 닿지만 일본인 아내(쿠라타 아즈미/46세)와의 러브스토리는 그저 애틋함이 듬뿍 묻어난다. “인연이란게 정말로 존재하는가 보다”고 하는 임 대표.


그는 공군으로 군복무를 하며 장군차 운전병을 했었다. 운전이 정말 재미있고, 나름 소질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당시 현역 자동차 경주 선수를 하던 친형을 보고 자동차 경주 선수가 되겠다고 뜬금없는 결심을 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자동차하면 일본이었고, 또 자동차 경주도 유명한 나라라 그냥 일본에만 가면 자동차 경주 선수가 되는 줄 알고 제대 전부터 유학서류를 준비해서 제대하자마자 일본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하지만 자동차 경주를 하려면 필연적으로 경주용 자동차와 연료, 유지 및 관리비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당시 환율로 단돈 15만 엔 들고 간 가난한 유학생이 자동차 경주를 한다는 것은 거의 꿈같은 이야기였고, 자동차 경주의 자도 시도해 보지 못하고 무대조명이란 전혀 다른 분야의 공부(1990년~1994년)를 5년 동안 하고서 귀국했다.


자동차 경주 선수로 못 이룬 꿈을 심판을 통해 대리만족하려고 1999년부터 한국 자동차 경주 협회 공인심판(오피셜) 생활을 13년 정도 했고, 2010년 영암F1 경기 때 오피셜로 참가하기도 했다.
아내와의 만남은 일본유학시절이 아니라 임 대표가 유학시절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던 2003년경이 된다. 한국으로 관광 온 지금의 아내의 한국친구 소개로 임 대표와 아내는 우연하게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들의 인연은 이어졌고, 이메일과 인터넷 채팅프로그램 등을 총동원해서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일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서 인터넷 상에서 그녀와 만나는게 삶의 낙이었고, 즐거움이 됐던 시절이었다. 임 대표가 처음 그녀와 만남을 가지게 된 이유는 결혼이나 연애 등이 아니라 그저 일본에서 5년 동안 비싼 돈 주고 힘들게 배운 일본어를 점점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일본인 친구나 한명 사귀어 보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된다.


2년 동안 4번 정도 아내는 한국으로 관광을 왔고, 그때마다 두 사람은 애틋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공항에서 헤어지기 싫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임 대표. 그리하여 2006년 무렵 드디어 결혼을 했고, 올해 9년째로 접어들었다.


또한 이들 부부는 취재기자가 야심차게 습지를 몇 년 째 취재하던 중이었고, 람사르 등록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2008년 4월 6일, 그러니까 7년 전(온 생명이 움트는 장항습지의 봄/본지 874호 소개)에 인터넷 기사 보고서 관심을 갖고 함께 장항습지를 찾아서 탐사했던 귀한 인연도 있다.


그 후 임 대표는 우리나라의 일본원예용품 수입사에서 원예 관련 무역 일을 했고, 고양화훼단지 엘림농원(도기석 대표)에서 직접 꽃을 키우는 일을 하며, 도 대표의 배려로 농협대 최고경영자(화훼과) 과정을 공부하며 화훼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갔다.


그리하여 6년 동안 고양 꽃박람회에서 전시판매부스를 운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원예용품 수입회사 다니던 시절 어깨를 무리했는지 아파서 결국엔 퇴사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소에도 작은 카페를 꿈꾸어 오던 중 일본 가정요리 전문점으로 문을 열게 되었고, 아내의 부모님이 40여 년 동안 오사카에서 꼬치구이 전문점을 운영했던 솜씨를 물려받은 아내의 실력과 임 대표의 솜씨로 소박한 맛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식 파스타까지 추가하여서 더 근사한 맛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이번 7월엔 일본을 방문해서 캐릭터 등 생활용품들을 구해와 한 켠에 전시판매 할 계획이다.
임춘만 대표는 “착하고 순수한 아내와 자상하고 재미있는 남편의 사랑으로 앞으로도 소중한 사랑 엮어가겠다”고 살며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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