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고양신문 미래의 청년독자를 찾아서

종이신문이 없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종이신문은 사양사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중앙지들의 발행부수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뉴스를 접하는 독자들은 더 이상 돈을 내고 보는 신문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올해로 창간 26주년을 맞은 고양신문은 수도권 지역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유일한 지역신문이다. 하지만 그자체로 잘했다고 하기에는 인구수 100만이 넘는 고양시에서 고양신문의 인지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지역신문은 말 그대로 지역의 큰 이슈부터 작은 행사까지 다루는 신문이지만, 고양신문이 이 모두를 골고루 담기에는 지난 20년간 도시가 너무 팽창했기 때문에 제한된 뉴스와 정보를 담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제한된 12면은 자연히 일부 지인들의 제보한  결과로 작성된 뉴스와 익숙한 얼굴과 이름들이 차지하게 된다. 이런 사실은 지역신문이 가져야 할 가치를 놓고 볼 때 풀어야 할 숙제다.

물론 지역신문인 고양신문이 창간 26년인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부지런히 지역의 역사를 담아왔다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가진다. 창간 초기에는 3호선 원당역 유치에 힘썼고, 5020년 전 한반도 최초의 재배볍씨라는 가와지볍씨를 전국에 알렸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시민들의 의견에 항상 귀 기울였고 시정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종이신문의 미래는 없다고 말하는 지금 고양신문은 그 해법을 구독자층,특히 젊은층으로의 확장에서 찾으려 한다. 그 시작으로 미래의 구독자가 될 20~30대 청년들이 원하는 지역신문은 무엇일까를 조사해보았다. 고양시 곳곳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청년들에게 고양신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1. 기존 청년 구독자는  고양신문에 무엇을 원하는가? 
고양신문을 현재 구독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고양신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이들 청년들의 반응이다.

“탐사보도에 더 신경 써줬으면”
전민선(38세·능곡동)

“고양신문을 오랫동안 구독했는데 고양신문은 소식지 느낌이 강해요. 정보 전달에서 그치지 않고 신문에서 지식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지면에 동네행사와 인터뷰가 많은 것 같아요. 르포, 심층취재를 더 보고 싶습니다.”

“고양시에 숨어있는 로케이션 알고 싶어요”
최서영(28세·화정동)

“고양시청에서 근무하다 보니 보게 됐어요. 고양시 전반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고양신문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시정을 비판하는 기사도 많네요. 그런데 내용에 알맹이가 없어요. 공무원으로서는 그렇고 20대 여성으로서는 제가 원하는 정보는 없어요. 인터뷰가 많은데 제가 관심 가는 인터뷰 기사는 없네요. 쇼핑이나 먹을거리 정보가 있었으면 해요.”

“기다려지는 신문이 됐으면 해요”
나경호(36세·일산동)

“고양시청 페이스북의 인기비결은 의외성입니다. 분명히 고양신문만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컨텐츠가 있을 것 같아요. 항상 찾아볼 만한 꼭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읽기에 재미있었으면 해요. ‘어떻게 이런 내용이 지면에 있을까’ 눈을 사로잡는 꼭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자들마다 개성이 있을 텐데 그 부분을 드러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사람들이 고양신문을 만들어가는 지 궁금해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도 좋으니 신문이 나오길 기다리는 신문이 됐으면 해요.”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 보고 싶어요”
신정현(35세·일산동)

“무엇보다 청년 노동문제에 대해 많이 취재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이슈를 놓고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다뤄줬으면 좋을 것 같아요. 고양신문에서 고양의 여러 가지 이슈에 토론회를 열거나 간담회를 연 것으로 아는데 양측이 토론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지역신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전 시장과 현 시장의 논평을 지면에 번갈아 싣는 것은 어떤가요. 오피니언 면에서 상반된 주장을 담아줬으면 좋겠어요. 전 양측의 입장이 궁금한 독자입니다.

“고양신문을 후원하는 마음으로 구독료를 냅니다”
신지혜(29세화·정동)

“고양신문을 구독하고 있지만 지면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고 있어요. 고양신문은 네이버에 검색이 안 되니까 직접 찾아들어가야 해요. 고양시에서 일을 하다보니까 고양시를 알아야 했고 그러다 보니 고양신문을 알게 됐죠. 네이버에 고양시를 자주 검색하다보니 일주일에 한 번 발행되는 고양신문의 기사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아요. 정보가 늦더라도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해요. 지금 한 달 구독료가 5000원인데 구독료를 최저임금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청년층은 종이신문을 어떻게 여기는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불특정 다수 청년들에게 ‘종이신문을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이들 청년들의 반응이다.

안 본다. 종이신문을 읽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 종이신문을 보게되면 종이 처리가 불편해진다 - 최재혁(29세·고양시)

안 본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 나지균(31세·고양시)

할 일 없을 때 종이신문을 본다. 의외로 재미있는 게 많다 - 김도현(30세·고양시)

한 눈에 여러 기사를 볼 수 있고 신문 특유의 향이 좋다 - 하선희(36세·고양시)

보진 않지만, 종이신문에는 뭔가 능동적 정보수집이 가능하다. 인터넷은 주로 인위적으로 가공된 랭킹뉴스만을 접하게 되니까 반강제로 허위정보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 박현규(30세·대구)

3. 지금까지 고양신문을 접하지 못한 청년층이 신문을 접한 후 반응은?  
최근 한 달간 발행된 고양신문을 고양시 청년들에게 보여주고 주관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다음은 이들이 내린 고양신문에 대한 평가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원해요”
이진호(31세·화정동)

“기사 내용에 내 동네의 이야기가 별로 없어 공감이 안 되네요. 다른 내용도 내 삶과 연관성이 없어서 볼 게 없고요. 잘 살고 있는 부부이야기는 공감이 안 가요. 행복하지 않은 부부들의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알고 싶네요.”
“최근 메르스 때문에 시끄러웠는데 지인 중에 명지병원 관계자가 있어 명지병원에 메르스 확진자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어디서도 그 정보를 보도하지 않더군요. 훈훈한 미담이 아니어도 좋아요.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고양신문을 구독 할게요”
“생활정보를 신문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되지 않나요.”

“네이버가 다 해결해줘요”
이계훈(29세·주엽동)
“신문을 볼 필요성을 못 느껴요. 살면서 신문을 본 적이 없어요. 네이버로 다 검색할 수 있는데 왜 보겠어요.”

“벼룩시장 같아요”
김다연(22세·행신동)
“벼룩시장 같은 신문 아닌가요. 지역신문이라고 하니까 돈을 내고 보기보다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벼룩시장처럼.”
“지역신문에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지역신문인데 돈을 내고 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조선일보를 구독하는데 무료로 구독하게 돼서 읽어요. 조선일보도 돈 내라고 하면 안 볼 것 같아요. 일러스트 같은 것은 쓰면 안 되나요? 고양시 하면 떠오르는 게 고양이 캐릭터니까, ‘고양고양이’를 신문에서 가져다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연예인 소식은 없나요”
이슬기(24세·행신동)

“고양시의 내가 몰랐던 곳의 소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주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기 때문에 고양신문을 구독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고양시에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데 연예인 소식은 없네요. MBC 같은 방송국이 많은데…”

“고양시에서 34년 살았는데 고양신문은 처음 봐요”
김지혜(35세·능곡동)

“부부이야기는 다른 가정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부부를 엿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고양시에서 34년 살았는데 이번에 고양신문을 처음 알았네요.”
“고양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구성이 진부하고 디자인적인 매력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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