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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카페 ‘학골’ 명성 다시 이을 것”고양사람들 일산동구 애니골길 ‘학골 지리산 한우’ 이석재 대표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5.07.22 14:21
  • 호수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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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재 대표는 “애니골의 명소였던 학골을 다시 가꾸기 위해 삽자루를 들고 새단장에 마음을 쏟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2009년 1월 1일 새벽 4시. 돔형의 통나무 라이브무대였던 학골에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이던 12월 31일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려는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이석재 학골 대표는 가족들과 해맞이를 위해 강원도로 떠났고, 직원들은 마감 후 일산신도시로 회식하러 나갔다. 그런데 이 대표가 새벽 4시쯤 문막휴게소에 들어갔는데 대리운전 사장으로부터 화재가 났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곧장 다시 애니골로 돌아올 때는 제 정신이 아니었지만,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통나무집 상태는 직감할 수 있었다. 그 새벽에 지인 50여 명으로부터 걱정스런 전화가 빗발쳤다. 학골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오전 7시30분이었고, 고양시에 소방차가 부족해 인근 파주와 은평구까지 수백 대가 동원돼 화재 진압이 한창이었다.

매서운 날씨 속에 바람까지 불어 불꽃들이 주변으로 날아갔고 자칫 애니골 전체가 불바다가 될 뻔한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길은 수백 대의 소방차가 불을 끄기 위해 쏟아부은 물로 이미 얼음길로 변했다.

그때까지도 건물 속부터 불씨가 계속 솟구쳐 포크레인으로 파내면서 물을 뿌렸다. 그렇게 잘나가던 라이브레스토랑 학골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이 대표는 “한동안 넋을 잃고 마음에 갈피를 못 잡았고,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았다”며 “주변에서 대책회의를 한 달 동안 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했던 철근구조물과 겉의 통나무 인테리어는 그렇게 내려앉았다. 다행히도 숙소에서 잠자던 직원 1명이 대리운전 사장의 소리에 밖으로 나왔고, 다른 직원들은 회식하러 나간 상황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최초 목격자였던 대리운전 사장은 학골B동인 ‘블루스시저스’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한다. 컴퓨터까지 탔으니 지금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큰 금액을 주고 공수한 이탈리아 산 음향시설까지 흔적도 없이 모두 타버렸다. 30여 억 원의 피해가 났고, 3년 동안 산행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

이 대표는 2006년 학골을 인수했다. 원래 건축설계사 일을 해왔던 경험을 살려 통나무집으로 리모델링해서 운영해왔다. 그 무렵 방송국 수준의 음향과 조명 덕분에 아마추어들도 자긍심을 갖고 무대에 서면서 꿈을 키웠고, 주말이면 공중파 가수들도 무대에 서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전영록, 전보람, 김수희, 유현상, 박남정씨 등 유명가수들이 주말마다 무대에 섰기에 팬들이 몰려와 밖에서도 장사진을 이뤘다.

몇 년이 지난 뒤 이 대표의 친동생이 간암 판정을 받았고, 군에 간 둘째 아들이 휴가 중 귀대 2일을 남겨두고 간 이식 수술을 해줬다. 그후 수술로 의가사 제대를 한 아들을 위해 이곳 학골이던 자리에 지난해 8월 정육 식당인 ‘학골 지리산 한우’를 오픈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해 12월 간 이식을 받은 동생이 하늘나라로 갔다. 지난해 12월까지 이곳 정육식당에서는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이 있었지만, 손님들의 의견이 달라서 현재는 잠시 미뤄둔 상태다.

이석재 대표는 “기회가 되면 남아 있는 지하에 특색 있는 라이브로 다시 학골의 전설을 알리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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