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고양최초 쇼핑몰 '리스쇼핑' 권영팔 부장

86년 40살 나이로 입사
29년간 관리부장으로 일해
임대료 도입, 원당역 유치 앞장
“번화했던 그때가 그리워”

 

▲ 1984년 9월 리스쇼핑 개업식 당시 모습. 이날 개업식에는 코메디언 서영춘씨 등 유명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무려 29년 동안 한 자리만을 지켜온 사람이 있다. 고양시 최초 쇼핑타운인 원당 리스쇼핑 권영팔 부장(69세, 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직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이었던 86년 4월, 40살의 나이로 입사해 부장으로만 29년을 살아왔다. 강산이 족히 3번은 바뀔만한 세월이다.

강원도 출신이었던 권영팔 부장은 젊은 시절 영풍이라는 기업에서 10년간 근무한 뒤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가라오케를 운영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결국 사업을 접고 집에서 쉴 때쯤 알고 지내던 선배가 일자리를 알아봐준다며 누군가를 소개시켜 줬다. 그게 바로 리스쇼핑 고이명주회장과의 첫 만남이었다. 권영팔 부장과 고양시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84년 9월에 문을 연 리스쇼핑은 당시 고양군에서 가장 번화했던 원당읍의 중심건물이었다. 초창기 2층 건물로 출발했지만 85년 증축공사를 통해 지상5층 지하1층의 대규모 쇼핑몰로 탈바꿈했다. 4,5층은 연립아파트로 활용한 요즘 유행하는 주상복합의 최초 모델인 셈이다. 87년에는 고양지역 최초로 엘리베이터도 설치했다. 권영팔 부장은 “당시 보기 드문 전망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고양시 뿐만 아니라 전국 군 단위 중에서도 최초였다. 꼼꼼하게 공사했던 덕에 지금까지도 운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뿌듯해했다.

초창기 리스쇼핑에는 임대료가 없었다. 허허벌판에 건물을 올리다보니 분양이 쉽지 않았던 것. 권영팔 부장이 입사한 당시까지도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직원 8명 봉급도 줘야하고 운영도 해야 하는데 정작 들어오는 수입은 없으니...”  

결국 칼을 빼든 권영팔 부장. 임대료를 받겠다고 공지하자 점포들 사이에서 큰 반발이 일었다. 급기야 주인들이 항의차원에서 점포를 비워버리면서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그때가 8월쯤이었는데 난리가 났었죠.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싶어서 사과문도 붙이고 들어오라고 설득도 했는데 요지부동이더군요. 한 1주일을 그렇게 다투다가 추석도 다가오고 점포 주인들도 물건을 팔아야 하니 결국 임대료를 내는 걸로 협상했죠. 대신 서로 사정도 있고 하니 다음해 1월 1일부터 받기 시작했어요.”
임대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당시 리스쇼핑이 위치한 원당이 고양 최대 번화가였던 탓에 점포수는 계속 늘었다. 농협 외에 시중은행(주택은행) 출장소를 처음 설치했으면 미장원, 한의원, 지하극장 모두 고양 최초였다. 종합쇼핑몰이었던 1층은 늘 사람이 붐벼서 인근 골목에도 상권이 새롭게 형성될 정도였다. 이곳이 현재 원당시장이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다.

 

▲ 고양시 최초 쇼핑몰인 원당 리스쇼핑 권영팔(69세) 부장은 무려 29년 동안 한자리만을 지켜온 사람이다.


화려했던 시절도 잠시. 신도시가 개발되고 일산, 화정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최대 번화가였던 원당지역도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리스쇼핑의 위상도 하락해 지금은 건물 내 점포를 채우는 일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권영팔 부장은 “초창기 50개 넘는 점포가 옥신각신 할 때는 관리하느라 싸움도 많이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절이 재미도 있었고 그립기도 하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고양이 제2의 고향이 됐다고 말하는 권영팔 부장. 원당에 29년간 살면서 방범위원, 주민자치위원 등 동네일도 많이 맡았지만 가장 애착을 가지는 일은 역시나 리스쇼핑 관리업무다. 몇 차례 옮길 기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권 부장을 붙잡았던 건 작고한 리스쇼핑 이명주 회장과의 인연이었다. 12년 전 대장암으로 일찍 세상을 떴지만 지금도 권 부장은 이 회장의 이야기만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사업 실패하고 힘들었던 저를 거둬주신 분이에요. 다른 곳에 갈 기회도 있었지만 회장님과의 의리를 지키고 싶었어요. 제일 어려울 때 도와줬는데 지금 어떻게 해도 다 갚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전 원당역을 유치한 ‘어제의 용사’들이 24년 만에 모였던 원당역 유치기념 자축연에도 참석했다. 원당역은 당초 일산선 건설 당시에는 계획에 없던 역이었으나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건설될 수 있었다. 당시 부녀회원들과 함께 서명전에 동참했던 권영팔 부장은 “추운겨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결국 원당역을 유치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그때만 생각을 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권영팔 부장은 마지막으로 “리스쇼핑이 29년간 나를 품어줘서 고맙고 함께해준 여혜경사장님, 고이명주회장님, 직원들이 모두 고맙다. 원당과 고양시에 대해서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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