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덕양구 고양동 ‘앞동산목장’ 이응기 대표

▲ “젖소를 자식처럼 키웠더니 행운을 안겨주더라”며 이응기 대표가 젖소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고 있다.
우유생산이 목적인 젖소의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홀스타인, 저지, 건지, 에어셔, 그리고 에어로우드종 등이 있다. 이러한 젖소를 키우며 최고의 영예로운 상인 그랜드챔피언을 2번이나 수상한 이응기(62세) 대표의 비법을 알아봤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웠다”는 이 대표. 그는 지금의 화정역 부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군대를 제대한 1978년, 이곳에서 송아지 2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살고 있던 화정에도 아파트 개발 바람이 불어, 1992년 지금의 파주 보광사 부근 양지바른 산자락 아래로 축사를 신축해 옮겼다. 이곳 5000여 평에서 젖소 40여 마리를 입식해 키워오던 중 한국 종축개량협회 주최로 열린 ‘2006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디사이퍼 236호’가 최고 영예인 그랜드챔피언(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디사이퍼 236호는 농협종모우H-277 디사이퍼의 정액을 이용해 2001년 8월에 태어난 2산차 젖소로 1산차 305일, 산유량은 7364㎏, 2산차 산유량은 1만 686㎏의 능력을 자랑했다.

특히 뒤 유방의 높이와 앞 유방 부착도가 좋을 뿐만 아니라 뒷다리가 곧은 것이 강점이었다. 그리고 2008년 ‘제2회 고양시 아름다운 젖소선발대회’에서 ‘에어로우드 291호’로 또 그랜드챔피언(고양시장상)을 수상했다.

한 번도 어려운데 두 번씩이나 챔피언을 차지한 이 대표는 “출품 한 달 전부터 미인대회 준비하듯 매일매일 목욕을 시키고 피부를 관리하며 워킹연습 등을 했었다. 우수한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 필수이며, 출품우와 서로 사람처럼 소통할 수 있도록 쓰다듬어주며 교감을 나누는 것이 비결이었다”며 낙농인으로서 생에 최고의 기쁨을 만끽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11년 1월 전국에 몰아닥친 구제역(발굽이 둘로 갈라진 가축의 입과 발굽에 물집이 생기는 전염병)으로 인해 이 대표는 애지중지 여기던 챔피언 젖소 2마리를 포함해 120여 두를 고스란히 매몰시켰다.

그때 이 대표의 처절한 심정은 가슴을 치며 통곡한들 아무 소용 없었고, 얼마 동안 심란한 마음을 술에 의지한 채 허송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 후 소들이 그리웠다는 이 대표는 “소들의 울음소리와 사각사각 여물 먹는 모습을 다시 보기로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유난히도 찬바람이 쌩쌩 불었던 겨울을 견뎌낸 후 그해 5월 소독과 청소를 말끔히 끝내고 120여 두를 입식해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다. 이곳 앞동산목장은 주변이 산으로 울타리를 두르고 있어 젖소들에게 쾌적한 환경이다. 이 대표 곁에는 한국농수산대학 낙농과를 졸업한 둘째아들 재중(31세)씨와 딸, 그리고 아내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하고 있다.

고양동 푸른마을에 살고 있는 이응기 대표는 “또 다른 비전이 있는 꿈을 위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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