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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시운동은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 만들기”우필호 인권도시연구소장 인터뷰
  • 남동진 기자
  • 승인 2015.08.10 18:41
  • 호수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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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시 전문가인 우필호 인권도시연구소장<사진>은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신설부서인 서울특별시 인권 팀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서울특별시 인권기본조례’ 제정, 서울특별시시민인권보호관 도입, 인권과 신설, 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 시민인권배심원제 도입 등 여러 인권행정업무에 관여해왔다. 지난 4월 진행된 고양시 인권정책 토론회에서 초청발제를 맡기도 한 우 소장은 “인권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 행복한 도시 만들기와 같은 맥락이며 더 크게는 인간의 권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권도시의 정의와 그 필요성에 대해 궁금하다.
인권도시는 말 그대로 인권과 도시가 결합된 개념이며 인권이 도시정책 전반에 작동되는 것을 뜻한다. 어느 정치인이나 시장이 정치적인 업적을 쌓기 위해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 역사적으로 인권의 발전과정과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정에서 형성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인권도시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은 도시정부 혹은 지방자치제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과도 같다. 즉 도시 내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가 인간적인 존엄성을 누려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하며 도시의 여러 정책들이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인권에 기반한 도시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가 아닌 지자체가 인권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현대사회에서는 도시 내에서 복잡해지고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가 능동적인 해결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일상적인 삶의 공간, 도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획일적 방향이 아닌 지자체 차원의 인권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원을 하나 만들 때에도 시민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지자체의 역할이다. 도로를 하나 낼 때도 아이들이나 장애인과 어르신의 보행권의 문제라든지 이동권의 문제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뉴타운정책을 펼치더라도 자본의 이익보다는 구성원들의 이익을 고려해 도시구성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형태의 도시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인권도시는 어떻게 삶의 질을 보장하는가.
도시 거주민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빈부격차에 관계없이 도시의 시설들을 쾌적하게 만들고 이용할 수 있게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부자들만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서민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고 결국 대부분의 시민들이 불행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인권에 기반한 도시정책이라고 해서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서민층이나 빈민층도 최소한 도시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타 지역의 사례가 궁금하다.
미국의 인권도시들은 주로 차별금지에 많이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인종차별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정도다. 유럽 또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있는 만큼 차별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특히 세계화로 인해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국가를 넘나들고 도시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에 차별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어떠한 인권정책을 마련했나.

서울시에 처음 들어가서 인권기본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도시의 모든 정책이 전체 주민들의 삶의 질이나 그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공공시설을 더 확보하고 공유공간을 확충하는 문제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공원을 형식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인권정책이 도입된 후 공원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맞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인권정책이 단순히 개인의 권리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정책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인권을 특정계층을 위한 별도의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인권정책이 진보적이거나 좌파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인권에 기반한 정책은 결국 모든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고 계속해서 설득했다. 
 
인권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할 때도 반대의견이 많았다. 그동안 자치단체 내에서 인권침해문제를 권고하는 법률적 기반이 없었는데 이 제도를 통해 적절한 구제 및 가해자에 대한 책임추궁까지 명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권침해를 많이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서울시 산하 청소부 상용직 전환사례나 기관장 언어폭력문제 해결사례, 다산콜센터 인권침해 보호권고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고양시 인권기본계획수립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두 가지 축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우선 시민사회에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이 많이 낮았다. 인권이 잘 실현될 수 있는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정책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일정한 정책적 틀을 제시해야 시장과 공무원들이 구체적으로 고민한다. 조례, 인권위원회 등 다양한 기구들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인권행정을 고민·모색하고 공식적으로 수렴해서 시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단위, 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인권위원회가 맡아야 한다. 인권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공무원들은 아무래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밖에서 조언해주고 격려해주고 채찍도 가해줄 수 있는 민간참여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인권도시추진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앞으로는 효율성보다는 주민이나 사람을 중심에 둔 정책이 필요하다. 도시정책 전반이 이런 방향으로 설계되고 집행되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도시는 일종의 공동체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기적인 방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생각하고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결국 살기 좋은 도시, 행복한 도시 만들기와 같은 맥락이며 더 크게는 인간의 권리를 찾는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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