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동아리 탐방 인문학 상상

▲ ‘인문학 상상(相上)’은 ‘공부를 통해 서로의 삶과 지식을 높이는 모임이 되자’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40대 중·후반 여성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인문학 소모임을 갖고 있다.
인문학 하는 여성들의 모임
40대 여성들의 자아 찾기

책 제목은 조선정 교수가 쓴 『제인 오스틴의 여성적 글쓰기』다. ‘『오만과 편견』 새롭게 읽기’라는 부제인 이 책을 두고 11명의 여성들이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다.

“여성학자가 아닌 영문학자가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글을 쓰다 보니 집필 도중에 자기분열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봐요.” 이 말에 ‘하하하’하고 웃는 회원들.

다소 난해한 책에 무거운 주제지만 회원들은 이야기를 잘도 주고받는다. ‘인문학 상상(相上)’ 모임의 구성원들이 때로는 학문적으로, 때로는 일상의 얘기를 버무려 가며 자신들의 화법으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쉽게 말하면 독서토론회이고 다르게 얘기하면 인문학 모임인데, 생각해 보니 인문학 모임이란 말이 맞겠네요. 정기적으로 만나는 독서토론회 시간은 한 달에 한 번이지만, 그 외에도 같이 영화도 보고 강의도 듣고 때론 여행도 가요. 집회에 함께 참가하기도 하고요.”

6년째 이어온 인문학 상상은 지인들의 추천으로 하나둘씩 참가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전체 회원이 14명으로 조촐하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또는 삶에 대한 어떤 갈증으로 참여하게 됐는데 6년간 활동해 보니 각자의 시야가 확대된 게 가장 큰 성과예요. 가령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몰랐는데 관심 있는 회원 몇몇이 잘 설명해 주면 각자 지식의 폭이 넓어지고 사고의 깊이도 깊어지죠. 때론 현실참여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 강시현(47세) 회원

인문학 상상은 시종 유쾌한 분위기다. 열심히 토론한 후 함께 식사하며 나누는 삶의 다양한 경험은 서로에게 큰 힘과 격려가 된다.

“밥 먹는 시간엔 대화거리가 훨씬 다양해지죠. 시사부터 자녀들 교육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요. 모임에 대한 개인적 바람이라면 지금 회원들이 이렇게 계속 만나면서 같이 늙어가는 거예요. 회원들 모두 한 요양원에 같이 가서 즐겁게 책 읽고 얘기했으면 좋겠어요. 하하.” - 이경임(52세) 회원 

우리가 공부했던 모든 것이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인문학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회원들. 우리가 살면서 생각하고 활동하는 모든 것이 인문학인데 굳이 어딜 찾아가야만 인문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회원들은 말했다. 하지만 삶에 대한 갈증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싶다면 이런 인문학 모임에 참여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문의 031-966-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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