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동호회 탐방 통기타모임

▲ 대화동 먹자골목 식당 지하에 자리잡은 동호회 아지트에 2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연습에 한창이다.
이름이 참 투박하다. 이름 그대로 ‘통기타모임’이다. 지하 연습실 앞에도 그냥 통기타모임이라고 쓰인 간판이 ‘나 여기 있소’라고 하듯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그런데 연습실에 들어가 보니 이름과 달리 뭔가 번지르르하다. 스피커를 비롯한 커다란 음향장비가 벽 한쪽을 채우고 있고 천장에는 공연용 조명이 달려있다. 버스킹으로 실력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다 얼마 전에는 이곳 회원들이 케이블TV에 출연해 공연도 함께 했단다.

통기타모임 동호회에서 ‘대장’이라고 불리는 이가 있다. 바로 김창성(48세)씨다. 기타 연주자인 아버지 곁에서 자란 김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기타를 배우게 됐다. 지금은 음악과 관련 없는 직업을 따로 갖고 있지만 한때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음악인이었다. 음악을 향한 열정은 항상 뜨거웠기에 생업을 병행하며 연극무대의 음악감독, 때론 작곡가, 한때는 기획사 프로듀서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음악 하는 동료 3명과 함께 무턱대고 음악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반 동호회분들이 이곳에서 연습하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매주 화요일은 동호회분들이 사용해요. 대신 제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못다 이룬 꿈 때문인지 시설을 스튜디오 못잖게 꾸몄어요. 여기선 녹음도 가능합니다. 데모앨범 정도는 고품질로 가능해요.”

동호회지만 실력이 출중하다. 어느 무대에서라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왔기 때문에 공연 요청이 쇄도한다. 동호회만의 정겨움도 빼놓을 수 없다. 20여 명의 회원들은 가끔 가족들을 연습실에 불러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친다.

아빠와 딸이 함께 기타를 배우는 동호회 가족도 있다. 딸 김선아(가좌초 6년)양은 “아빠가 ‘기타 배우러 같이 가보지 않겠냐’며 먼저 제안했는데 와보니 너무 좋다. 아빠랑 친하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는데 기타를 같이 배우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좋아했다. 김양은 앞으로 배우고 싶은 곡이 뭐냐는 질문에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수줍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호회에 가입한 지 1년 됐다는 김창산(51세)씨는 기타를 처음 배우는 초짜로 시작했지만 요즘 통기타 재미에 흠뻑 빠져 가장 열심히 연습하는 회원들 중 한 명이다. 김씨는 원래 학원을 다닐까도 생각했지만 커다란 동호회 간판을 보고 우연히 들르게 됐다고 한다. “뭔가 배우는 게 쉽게 질릴 수도 있지만 통기타모임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아직까지 배우는 재미가 쏠쏠해요. 개인 연습시간, 합주하는 시간을 따로 배분해 기량발전에도 도움 되고 친목도모도 돼서 좋아요. 실력이 모자란 저 같은 회원은 대장(김창성)님이 전담 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실력도 쭉쭉 늘어요. 회비도 5만원이면 저렴한 편이죠.”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통기타 치며 노래 한 곡 부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이곳 통기타모임에서 기타와 노래를 배워보는 것을 추천한다. 문의 010-4569-9060(일산구 대화동 2129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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