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구부려도 어깨는 꼿꼿이”

손재주 있는 사람과 결혼할 때는 최대한 신중해라. 자칫하면 평생 새 물건 가져보기 힘들 것이다. 요리를 잘한다는 남자와 결혼하면 음식 만들 때마다 잔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남자의 칭찬은 꽃향기처럼 냄새만 맡아라. 꽃이나 칭찬은 삼켜버리면 배탈이 난다.

사랑은 위대하며 영원하다. 최소한 청구서가 밀려오기 전까지는.
음식 세 가지는 똑 부러지게 배워둬라. 약속하건대 세 가지만 가지고도 평생 먹고산다. 마음은 구부려도 어깨는 꼿꼿이 펴거라. 여린 마음과 지조 있는 태도는 여인의 자랑이다. 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등짝을 두드리는 남자를 조심해야 된다. 얼굴도 두드릴 수 있는 사람이니 선글라스를 준비해야 될지도 모른다. 눈물이 나올 때는 마스카라 얼룩을 조심해라. 심각한 내 얼굴 앞에서 웃음을 참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어라. 서른이 되어서도 거울 속에 비친 싱싱한 제 얼굴을 마주보게 될 것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라. 5센티만 더 컸으면 “내가 저 애의 애인이 됐을 텐데”하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애인의 감시견 노릇은 할망정 투견 노릇은 하지 마라. 개 팔자가 점점 좋아진다 해도 투견 노릇은 못 할 일이다.

우리 동네에선 더 싸다며 내 친구가 바가지 쓴 걸 널리 알려라. 잘하면 애인 빼앗아 간 여자보다 더 나쁜 년이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지 마라. 시어머니가 자주 찾아와 귀찮게 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독신으로 산다면 한참 흥이 나는데 집으로 갈 이유야 없겠지만 집에 있을 때엔 재미없는 시간이 많다는 걸 알아야한다. 기적을 구경하고 싶다면 칭찬을 해라. 잘만 사용하면 사십 넘은 남편이 다이아반지를 사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 똑바로 서서 발가락이 보이면 더 먹어도 좋다. 머리를 자르거나 쌍꺼풀 수술을 해도 모르는 게 남자들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라. 해 아래 영원한 것은 없다고 성경에도 나와 있다. 머리숱이 많다고 억지로 뽑아내지 마라. 삼십 세에 마흔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면.

애인과 헤어져도 연애편지는 버리지 말거라. 부부가 한 십년쯤 같이 살면 함께 읽어보며 즐거워 할 수도 있다. 가끔 오십 년쯤 같이 살아야 같이 볼 수도 있으니 오래 보관해라.

부모님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드려라. 자식 낳아 키우면 어차피 알게 되겠지만. 용기란 밥 먹을 때 오는 전화는 안 받는 것도 포함된다. 난 아직까지, 밥숟가락을 내려놓을 만큼 중요한 전화는 못 받아봤다.
누군가 너의 마음속에 한 달 이상 머문다면 진정한 사랑이 찾아 온 게 확실하다. 아무 말 없이 누군가가 너의 눈을 5초 이상 바라본다면 그 애도 널 사랑하는 거다. 축하한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하지만 청국장이나 번데기를 먹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에는 나이도 없다. 하지만 엄마 나이 뻘의 인정머리 없는 큰동서를 만날 수도 있고 남편보다 더 철없는 시아주버니를 만날 수도 있다.
<세아이의 아버지이자 SeekerUSA.com대표·jk9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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