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행주외동 ‘365 목화농원’ 유현규 대표

▲ “휠체어 타는 장애인들의 일자리창출로 목화공예가 더 새롭게 탄생되기를 바란다”라는 유현규 대표.


‘우리 처음 만난 곳도 목화밭이라네~’

행주산성 인근 비닐하우스 전시장에 들어서자 오래된 카세트테이프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1990년 무렵 발매된 하사와 병장의 ‘목화밭’. 흐른 세월만큼이나 정겨운 노래다.

“어릴 적 본 목화에 대한 그리움으로 목화를 재배하고 공예작품으로까지 만들게 됐다”는 유현규(63세) 대표. 그는 평균수명이 길어질 경우 나이 들어 즐겁고 삶의 질도 높이고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평소 존경하던 충선공 문익점 선생의 목화가 떠올라 재배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그는 목화를 직접 보긴 했다. 그러나 그때는 단순히 목화솜으로 이불을 만드는 정도였다. 고민 끝에 목화가 1년 365일 언제나 피어 있도록 생산해서 판매를 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2010년부터 보령화력발전소 직장 근처에서 밭을 일부 임대해 목화재배에 나섰다.

가족과 친구·지인들이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비밀리에 재배하고 연구해 오늘에 이르렀다. 재배 3년차이던 2012년에는 포기할까도 생각하였으나 목표를 설정해놓고 보니 스스로를 격려하게 되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그러다 2013년 드디어 50% 정도 성과를 거뒀다.

2014년부터는 당진화력발전소 직장 근처인 ‘해뜨는 왜목마을’ 주변에 밭 800평을 임대해 재배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문익점 목화시배지 부근, 경남(경주·의성·함안), 경기 양주시, 전남 곡성군, 부산광역시, 그리고 각급 초등학교 화단 등 3만3000여 평에서 목화를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재배된 목화는 수백 번의 연구와 실험으로 하나의 공예예술품으로 탄생시켰는데 이미 특허(목화송이를 이용한 장식용품 제10-1546486호)까지 받았다. 올 3월엔 고향인 행주산성 인근에 비닐하우스를 임대해 목화공예품들을 홍보 전시하고 있다.

이들 목화공예품에 쓰이는 목화들은 송이가 벌어지기 전 수확해 특별한 비법으로 잘 말린 후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탄생된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직장에 다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행주산성 인근의 목화전시장에서 공예품을 만든다.

유 대표는 “충남 서천과 고양시를 오가느라 피로도 많이 쌓였지만, 구경 오시는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접하는 목화를 보고 어렸을 적 힘들고 배고팠던 이야기들을 쏟아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목화는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유 대표가 만든 목화공예품은 365일 그대로 피어있어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충남 서천의 한국전력공사발전소 정비협력업체(주 케이티엠)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현규 대표는 “장애인들이 목화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킨텍스 인근에 목화재배를 꿈꾼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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