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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완쾌 빌며 자전거로 1800㎞ 국토종주
  • 박영선 전문기자
  • 승인 2015.10.20 10:36
  • 호수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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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완쾌되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마친 이경수(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와 아내 원옥미씨, 일산철인클럽회원들

“오직 친구만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이경수 원옥미가든 능이버섯백숙 대표. 그는 55세의 나이에 산악자전거(MTB)로 지난 9월 1일 새벽 5시 법곳동을 출발해 국토종주를 한 후 9월 23일 저녁에 다시 법곳동에 도착했다.


처음 출발할 때는 나이 더 먹기 전에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려는 목적이 앞섰다. 그런데 목포에 도착할 무렵 법곳동 친한 친구가 폐암 말기라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다. 


5월 종합검진에서도 이상 없었는데 허리가 아파서 약을 먹던 중 다시 검사를 받다가 나온 결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는 엉덩이가 짓물러 간신히 연고를 바르며 견뎌냈지만 마음이 아픈 건 견디기 힘들었다.


이 대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완주를 안 하면 소중한 친구를 잃을 것 같아 친구에게 희망을 주고자 다시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제주에서 부산, 포항, 영덕, 삼척, 강릉, 고성, 진부령, 화천, 철원, 전곡, 임진각을 거쳐 법곳동까지 페달을 밟았다.


구간 구간을 지날 때마다 자신의 고통보다는 친구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교회를 만나면 기도하고, 사찰이 보이면 절을 하고, 태양을 만나면 또 눈물을 삼키며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는 “친구야 완주할 테니, 너도 포기하지 마라”며 몇 번이나 되뇌며 기원했다. 입었던 옷은 저녁에 찜질방에서 빨아서 널었다가 다음 날이면 또 입고 이른 아침 6시부터 해질녘 6시까지 하루 120km, 총 1800km를 자전거 펑크난 것을 몇 회에 걸쳐 수리해가며 달렸다.


해안길, 국도, 산길을 지날 때마다 지나는 길손들의 응원을 받으며, 혼자서 힘겨운 순간순간들을 견뎌냈다. 친구 생각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실제로 이 대표 자신도 몸이 튼실한 편은 아니다. 7년 전 함께 운동했던 백석동 한빛영상의학센터 이기형 원장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바로 암센터에서 수술을 했다.


그렇게 수술을 한 후 병실에 있는 게 무료해, 얼마 지나지 않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는데 수술 부위가 좁아져 다시 확장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 전부터 참여하던 일산철인클럽 일원으로 제주도 아이언맨대회 등에서 경기를 치르곤 했는데 수술 전은 완주했지만 수술 후에는 위가 작아져 소화를 못 시켜서 실패하기를 거듭했다.


이 대표는 수술 전에는 스킨스쿠버 국제강사로 활약했고, 호수공원에서 달리기마니아(달사모)들과 운동을 즐기곤 했다. 그러나 혼자 한 달여 동안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무리여서 열흘 넘게 감기까지 계속됐다.


일산철인클럽 회원들은 이번에 임진각으로 마중 나와 그와 함께 고양 법곳동에 도착했다.


이경수 대표는 “친구가 기적이 일어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영선 전문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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