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희 시의원, 상수도사업소 지적

고양시의 상수도공사를 지난 20년 동안 특정 업체가 독차지하고 있다며 박윤희 시의원이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상수도사업소가 고양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8년부터 고양시 12곳의 배수지 공사를 T업체가 모두 도맡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에서는 사업규모가 큰 고양시의 5차례 ‘광역상수도 확장공사’도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행정사무감사기간인 11월 30일 상수도사업소 감사에서 고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박종기) 의원들은 고양시가 특정업체에만 공사를 준 배경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사업소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처음부터 고양시에서 대규모 상수도 공사를 맡아해왔고 공사의 많은 경험을 갖추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업체들에 관한 자료가 없어 공사를 맡길 마땅한 업체가 없다”고 답변. 입찰과정에서 ‘250억원 이상인 공사를 최근 10년 내에 준공한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해 자격을 갖춘 곳이 T업체밖에 없었다고 사업소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박윤희 의원(주엽1동)은 잦은 설계변경과 10억 미만의 공사들도 T업체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준 사실을 지적했다. 지난 5단계 광역상수도 확장공사 과정에서는 무려 11차례나 설계가 변경돼 공사금액이 17억원이 늘어났다.

사업소 측의 부실한 행정처리도 도마위에 올랐다. 사업소에서는 관련 공사대장조차 제대로 정리해두지 않아 시의원들의 자료요구에 진땀을 뺐다. T업체가 도맡은 배수지 공사는 97년 이전 자료가 보존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관련서류조차 보관하고 있지 않아 자세한 공사금액조차 알고 있지 못한 실정.

박윤희 의원은 “배수지마다 마련된 관사에 사업소의 천모 계장이 무상으로 입주해 살고 있다”사업소 측과 업체의 밀착관계를 추궁했다. 그러나 사업소 측은 “직원들을 위한 배려”라며 앞으로도 사업소의 무주택 직원들을 선발해 살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수도사업소가 T업체를 위해 불필요한 공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업소에서는 고양시의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내년에 일산 배수지공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T업체에 공사를 주기 위한 구실이라고 지적. 고양시의회 김달수(화정1동)의원은 “사업소가 물부족 근거로 제시한 다른 지자체들의 자료는 고양시와 소비유형에서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배수지가 꼭 필요하다면 공정한 절차를 거쳐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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