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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포 들녘서 키운 사과, 잃어버린 누나와 함께 먹고 싶어”일산서구 구산동 ‘에덴농원’ 박희구 대표
  • 박영선 전문기자
  • 승인 2015.11.03 14:10
  • 호수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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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구 에덴농원 대표

“친누나 히데코를 꼭 찾고 싶다”는 박희구(71세) 대표. 그의 아버지는 결혼 후 고된 시집살이를 하는 아내를 위해 무작정 일본행을 택했다. 큐슈 오이타현에서 박희구 대표의 형과 누나, 그리고 박 대표 3남매가 태어났고, 박 대표가 2살 될 무렵 해방이 돼 어머니가 3남매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 좀 머물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서울 재동 외삼촌댁에서 살게 됐다. 그 무렵 히데코 누나는 서울 삼청동 공원에서 동생 희구랑 함께 놀곤 했는데 동생을 잘 챙겨주었고, 까만 치마에 흰 저고리 입고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던 예쁜 누나였다.

그러다 생활이 더 곤궁해지자 어머니가 형제만 데리고 구산동으로 옮겼고, 누나는 외삼촌댁에 남겨두었는데 누나가 11살 때쯤 6·25가 일어났고, 외삼촌이 데리고 피난을 가다가 그만 안타깝게도 누나를 잃어버렸다.

이때부터 외삼촌, 어머니, 형과 희구의 가슴엔 아픈 멍이 깊게 들었다. 박 대표는 “여의도 이산가족찾기 할 때도 그곳서 살았을 정도로 누나를 찾았지만 못 찾은 게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한다.

이러한 한스러움 때문에 국가도 못 했던 일본 재일동포의 가족찾기에 개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찾아준 적도 있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이발소를 했던 경험으로 이곳 구산동에 와서도 30년 동안 이발소를 했고, 그러면서 땅을 조금씩 구입했다.

현재는 자가 6000여 평과 임대 2만 평에서 우렁이로 친환경 농법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일본에 머물고 있던 아버지를 챙겨주느라 자주 왕래를 하다 고시히카리 품종의 벼를 들여와 보급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가 농사지은 쌀이 서울의 S호텔(초밥용)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택배가 되면서 1978년 경기도 다수확상, 2004~2006년 고양시 쌀 품평회 3년 연속 상을 받으며 벼농사에 확신을 가졌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 급식용 쌀인 하이아미 등도 짓고 있으며 송포 들녘 최초로 7년 전부터 570평에서 사과, 배 등의 유실수 250여 주를 키우고 있다.

박 대표는 “누나 소식을 행여나 전해들을 수 있을까하는 희망으로 길손들이 길가의 것을 따먹도록 내버려 두었다”며 애절함을 나타냈다. 송포의 바람과 햇살 그리고 비옥한 땅으로 키워진 당도 높고 맛 좋은 사과는 송포농협과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또 7년째 약도라지와 더덕도 재배하는데, 약도라지는 일산농협 풍산점과 본점의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가 농사를 잘 짓는 비결은 남다른 노력도 있지만 운모(천연 광물질, 연천지역서 생산)를 공급받아 벼 옆면 시비와 사과밭 등에 뿌려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박 대표는 국내와 해외 봉사에 앞장선 공로로 금장훈장도 받았고, 1990년대 고양시 대홍수 때엔 위험을 무릅쓰고 3명이나 구한 적도 있다.
박희구 대표는 “히데코 누나를 만나기 위해 덕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문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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