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위(衛)나라에 애태타라고 하는 추남이 있었다. 권력으로 사람들을 도탄에서 건져준 적도 없었고 재력으로 사람들의 배를 불려준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제 주장을 내세우지도 않고 항상 남의 의견만 쫓았는데, 사내들은 그를 사모하여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였고, 여자들은 그의 열 번째 첩으로라도 들어가겠다고 나서는 정도였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이 소식을 듣고 만나본지 한 달이 못되어 사모하게 되어 정성을 다해 재상에 모셨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떠나 버리자 슬픔에 젖은 애공은 사람들이 왜 애태타를 이토록 좋아하는가를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는 생사와 빈부, 잘남과 못남, 칭찬과 비방에 흔들리지 않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만물과 함께 봄 같은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완전한 재능이요, 안으로 본성을 보전하여 사물과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 덕을 숨기는 것인데 “그는 반드시 재능이 완전하고 덕을 숨기는 자이기 때문일 것이다.(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莊子』<德充符>”고 답했다. 오직 겉포장으로만 승부를 내려는 요즘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이다.
<회산서당훈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