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조망 뛰어난 매미골누리길과 노고산 전망대

북한산 조망 뛰어난 매미골누리길과 노고산 전망대 

고양의 주산인 북한산. 주말이면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걸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올만큼 만큼 찾는 이가 많다. 다양한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산이지만, 두어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산이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좀 부쳐서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 또는 그저 호젓하고 가벼운 나들이를 하고픈 이들이라면 한북누리길에서 연결되는 매미골누리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함께 걸어도 좋지만 홀로 걸어도 상관없다. 걷는 내내 북한산의 우람하고 멋스러운 자태가 동무삼아 곁을 지켜주니까.

 

 

새로 조성된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북한산의 진면목 

고양누리길 2코스인 한북누리길은 북한산탐방지원센터에서부터 효자마을, 중고개, 옥녀봉과 지축동의 숲길을 지나 삼송역까지 이어지는 6.5km의 길이다. 어느 쪽을 출발점으로 삼느냐에 따라 북한산이 점점 가까워지거나, 점점 멀어지는 공간 체험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최근에는 매미골누리길이 보태어져 북한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조망 포인트를 선물해주었다. 매미골누리길은 효자치안센터 뒤편 대선교와 흥국사 아래쪽 절골마을 입구를 이어주는 1.8km의 오솔길로서 창릉천 건너편으로 북한산을 바라보며 노고산 자락을 넘는 길이다.

 

 

 

 

가장 좋은 포인트에 노고산 전망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전망대에 가려면 한북누리길을 따라 사곡교를 건넌 후 흥국사 쪽으로 잠시 방향을 틀어 150m정도 가다가 이정표를 따라 숲길로 진입해야 한다. 십여 분 정도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이며 북한산의 웅장한 자태가 압도하듯 나타난다. 왼편으로는 원효봉 너머 만경대와 노적봉, 그리고 백운대가 구름을 이고 있고, 오른편으로는 의상봉과 이어지는 나한봉, 나월봉 등의 봉우리들이 실루엣을 드러낸다. 산성을 중심으로 하는 북한산의 진면목이 아이맥스 화면처럼 시야를 가득 채워준다. 시선을 아래쪽으로 돌리면 국립공원 진입로와 함께 상업시설지역과 주차장, 인근의 조경 농원들의 모습까지도 높은 각도에서 조망되며, 멀리는 은평뉴타운과 박석고개로 이어지는 길들이 아득히 펼쳐진다. 가까운 벗이라도 가끔은 한 발치 떨어져 바라보고픈 때가 있듯이, 늘 발로 오르던 북한산을 창릉천 너머의 바위언덕에 올라 눈으로만 바라보는 기분이 새롭다.
느긋하게 나선 길은 내키는대로 마무리해야 제격. 전망대에서 내려와 삼송역을 향해 길을 재촉해도 좋지만, 게으른 나들이에 걸맞게 일찌감치 맛집이나 쉼터를 찾아 나서도 괜찮으리라.    

 

 

북한산온천과 주변의 맛집들 

한북누리길을 따라 효자마을길로 걷다 보면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이 나타난다. 고양시 유일의 온천인 북한산 비젠온천이다. 지하 1,000m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만을 100% 사용한다.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 따뜻한 온천수가 나들이의 즐거움을 행복하게 마무리해준다. 주변에는 깔끔하고 예쁜 카페와 음식점이 몇 곳 있다. 국립공원 상업지구의 번잡함을 피해 여유로운 식사와 휴식을 가지려는 이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다. 음식 맛도 만족스럽다. 

 

 

 

 

 

 

 

마음을 채워주는 작은 쉼터

비젠온천에서 중고개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아름다운 휴식공간인 '사마리아 쉼터'가 나타난다. 작은 교회에서 한북누리길을 걷는 이들을 위해 마련해놓은 휴식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십여명이 넉넉히 둘러앉을만한 테이블이 있다. 쉼터 안쪽에는 커피잔이 놓인 진열장과 함께 정수기와 커피포트를 갖춰놓아  각자 원하는 종류의 커피와 차를 셀프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회용 티슈도 제공되고 쉼터 옆의 화장실도 항상 개방되어 있다. 몇 번을 들러도 늘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언제나 정돈된 모습으로 찾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몸과 맘을 촉촉이 채운 뒤 테이블 위에 마련된 메모지에 고마움의 인사를 두어 줄 남겨보면 건 어떨까. 공간을 가꾸는 이의 흐뭇한 미소를 상상하며 말이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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