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원이 바쁜 이유는?

고양시민회 간사 자격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제87회 고양시의회 방청을 시작했다. 의회 방청이란 걸 하고서야 기초의원, 지방의원을 뽑을 땐 학연이나 지연, 다 따지지 말고 자질이 있고, 성실한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깨달았다.

시의원들 중에는 회의 안건에 대해 미리 연구, 조사를 하고 참가하는 적극적인 회의 주도형이 있는 반면 실망스런 의원들도 있었다. 방청을 하면서도 ‘안건이 뭔지나 알까?’의심이 가능 의원들도 종종 있었다.
며칠동안 본회의 및 각 상임위원회를 번갈아 방청을 하면서 유난히 눈에 띄는 의원이 있었다.

P의원이 눈에 들어온 것은 11월 25일 제3차 본회의 때였다. 회의는 10시 2분에 개회를 했는데 10시 30분경에 입실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의자 깊숙이 앉아서 자료를 뒤적이다가 팔꿈치를 의자 걸이에 괴고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그날 회의는 11시 4분 휴회하고 11시 32분 속개한 후 11시 40분경 회의를 마쳤다.

다음날엔 상임위원회별 행정사무감사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P의원이 소속된 상임위 회의를 방청하게 됐다. 10시에 회의가 개회 됐다. 딱 한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바로 P의원의 자리였다. P의원은 11시 45분경 출석했고 12시 6분 점심식사로 정회를 하였다. 2시에 회의가 속개 되었을 때에 P의원은 자리에 없었고 4시 8분 회의를 마칠 때까지도 그를 볼 수가 없었다. 회의가 끝나고 의회 건물을 나와 사무실로 향하는데 주차장 한쪽 고급 승용차 옆에서 그를 볼 수가 있었다.

다음날은 일부러 해당 상임위를 찾았다. P의원이 있었다. 11시 4분 자리를 비우더니 11시 23분 들어왔다. 11시 37분 전화를 받으며 나가더니 39분 다시 들어온다. 의원에게 시의회 회의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전화를 꺼 놓는 것이 예의라는 건 우리 아이들도 알고 있는 상식인데 말이다. 2시 16분 또 자리에서 나가더니 2시 27분에 들어왔다. 이날 회의를 마칠 때에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P의원이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딱 한번 발언을 했다. 준비된 질의가 아니라 보충(추가)질의였는데 앞서 발언한 것으로 좀 더 큰 목소리로 담당 공무원을 질타하는 것이었다.

알아야 관심이 생기는 것이리라. 첫 시의회 방청을 마치고 P의원을 알게 되면서 갑자기 우리 지역의 의원은 어떤 의원인지 궁금해졌다.
<고양시민회 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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