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구 장항로 ‘리한갤러리’ 이정민 작가

▲ 이정민 작가는 “오래된 옛 가구에 디자인을 새롭게 입혀 아파트 같은 현대 주거공간에 놓아도 매우 잘 어울리는 가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에 대한 그리움으로 목공예를 시작했다”는 이정민(52세) 작가는 어릴적부터 ‘손재주 있다’는 소리를 곧잘 들었다. 학창시절 그림, 붓글씨뿐만 아니라 목공예 경진대회에도 학교 대표로 수시로 참가해 상을 휩쓸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독일에서 20여 년 동안 회사 지사장으로 근무할 때도 마음속에는 늘 나무에 대한 그리움과 감각이 가슴 한켠에 간직돼 있었다. 그러다 2년 전, 직장을 관두면서 이제껏 관심으로만 머물던 목공예에 본격적으로 손을 댔다. 그 산실이 바로 ‘리한갤러리’다.

그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옛 가구들을 주요 재료로 삼는다. 전 직장에 근무할 때도 업무상 지방 출장을 가면 그 지역에서 눈에 들어오는 옛 가구들을 구하곤 했다. 경기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등지에서 대부분 찾아낸 것들이지만, 때로는 민속품 매장 마루 밑에 방치돼 있던 것들도 그의 눈에는 들어왔다. 그럴 때면 높은 값을 치르면서까지 손에 쥐곤 했다.

그가 만드는 가구들은 나뭇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교함,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느껴진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MDF 박스나 보기만해도 부담스런 가구가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감각적인 디자인 가구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작가는 “예술품처럼 느껴진다면,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전공을 하지도, 목공예 정규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는 천생인 듯 자연스럽게 나무를 만지고 다듬고 가구를 만들어낸다. 
콘솔, 다탁(찻상), 시계, 거울, 스탠드 등 현대적인 창작품은 완성되기가 무섭게 새 주인을 만날 정도로 그의 제품들은 인기가 많다. 이 작가는 “나뭇결에서 시간을 엿보고, 자연물의 아름다움에 취해 편안한 마음으로 명상하듯 나무를 다듬는다”며 “목공예술에 관심 갖는 이들과 함께 더 폭넓게 교류할 수 있도록 공방을 확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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