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토지 자금 제공하고 운영권은 소외

오는 2005년 준공 예정인 일산의 한국국제전시장 운영방법을 놓고 경기도와 고양시가 KOTRA와 합의점을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양시는 자칫 막대한 건축비와 토지매입비를 투자하고도 운영에서 소외될 경우 투자비 회수는커녕 운영적자를 메우느라 시예산을 쏟아 부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예상된다.

고양시는 전시장 운영을 위한 법인 설립을 위해 경기도, KOTRA측과 접촉을 갖고 구체적인 협의에 착수했다. 법인의 명칭은 ‘한국국제전시장 주식회사’(KINTEX: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Ltd.)로 하고 경기도와 고양시, KOTRA가 공동으로 주주를 구성해 일산지역에 설립하기로 협의.
협약서에 따라 전시장은 완공 즉시 고양시에 기부체납하고 고양시는 법인에게 무상으로 사용권을 제공하도록 했다. 전시장 적자는 운영법인의 출자비율에 따라 경기도, 고양시, KOTRA가 각각 손실을 보전하도록 했다. 이 경우 KOTRA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손실을 메꿀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의과정에서 고양시와 KOTRA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전시장 준공 후 3년 동안만 KOTRA의 운영권을 인정, 2007년까지의 운영상태를 평가해 운영권을 재검토하고 적자도 초기 3년동안 3곳에서 보전하자는 의견이지만 KOTRA측은 3년 후 재평가를 반대하고 있다.
KOTRA는 협약서에 따라 이사선임권의 51%를 자신들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경기도와 고양시는 이 조항이 상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구했다.
임원수도 경기도와 고양시가 각각 2명에 불과하지만 KOTRA는 5명이나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KOTRA측은 대표이사도 자신들에게 선임권을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고양시는 공개채용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KOTRA측에서는 전시장을 조기 정상화를 위해 지자체가 인력을 파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경기도와 고양시가 난색을 보였다.

고양시의회의 박종기 의원(도시건설위원장)은 “고양시가 막대한 자금과 부지를 제공하고도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것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고양시는 전시장과 관련해 지난해까지 토지매입비 등으로 1천917억원을 부담하고 앞으로도 1단계 사업과 전용진입도로 개설 등에 2천804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그러나 부족한 자금 충당을 목적으로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수족관, 스포츠몰, 호텔, 차이나타운 등 일부 토지를 무상제공(BOT방식)하거나 또는 조성원가로 매각할 방침이어서 투자비를 다시 거두어들일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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