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만 전 고양문화원장·전 고양시사편찬 상임위원

한민족의 혼을 지켜준 명장이며 충신인 무민공(武愍公) 최영 장군을 숭모하는 축제 겸 제례행사를 지난 10월에 거행했다. 뜻있는 분들과 논의해 장군의 뜻이 살아 숨쉬는 고장으로 붉은 무덤이 있는 고양시 대자동에서 불교·유교·기독교·무교 순으로 제례를 올렸다. 또한 장군의 승전 보고를 현역 장교가 낭독하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황금 보기를 돌 같이 알라’라고 가훈으로 가르친 장군의 부친 최영직  선생의 묘가 있는 고양시 대자동!  최영 장군은 2006년 ‘제1회 자랑스런 고양인’으로 선정되어 관련 학술발표도 이뤄졌다.

초등학교 시절 최영 장군의 붉은 무덤에 관한 전설을 배우고 고양에 있는 그 묘를 찾아 참배하고 청렴과 충신의 도를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나이든 이제 그분의 진정한 애국·애민·호국 사상을 되새겨야 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시대가 인물을 만든다고 했다. 시대가 인물을 알고 장군의 진정한 사상과 업적을 알리고 되새겨야 한다. 장군이 활약하던 고려말, 고조되던 강대국들의 침략 위협과 국정간섭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애국·애민·호국 사상으로 바탕으로 용맹과 강직함을 보인 장군의 공적은 우리 한민족사에 기리 빛나는 업적이다. 고려를 뒤엎고 개국한 조선왕조도 장군에게 ‘무민공(武愍公)’이라는 시호를 내렸듯이 장군의 무훈은 민족사에 길이 빛나는 업적이었다.

지금까지 600여 년동안 우리는 장군을 추모하고 숭모하는 행사를 지엽적으로 하고 있었다. 장군에 대한 추모 행사는 무교인들의 종교 행사로만 이어져 온 것을 알고 있는가. 장군의 혼은 무교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민족 전체가 추모하고 충절의 표상으로 숭모하기 위해 제례를 거행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 첫걸음일지라도 장군의 업적과 사상을 더욱 연구해 발굴하고 후손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서양에 나폴레옹이 있다면 한민족에겐 최영 장군이 있다. 모략·중상에 굴하지 않고 애국·애민·호국 사상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끝내는 죽음 앞에서 ‘내 무덤에 풀이 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유언을 하며 생을 마감한 장군은 청렴의 사상을 후세에 남겼다.

투철한 애국·애민·호국 정신과 가지고 청렴을 실천한 장군이 잠들어 있는 붉은 무덤! 이제 우리는 장군의 몸은 죽었지만 장군의 정신만은 환생시켜야 할 때다. 현재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의 외압에 대처하는 정신을 장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외압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조그마한 유불리만 따지는 위정자들은 장군으로부터 그 굳은 심지를 배워야 한다.

죽어서까지 온겨레의 가슴속에 풀이 나지 않는 붉은 무덤으로 그 충절을 증명해낸 장군!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좌우명을 평생 지켜나갔던 장군!

우리도 이러한 최영 장군의 충절의 삶과 좌우명을 가슴에 새겨 국태안민과 태평성세를 이룩해야 한다.
최영 장군 무덤이 있는 대자동의 대자골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장군을 영신으로 모시고 도당굿과 대동굿을 해왔다. 600년 동안 장군을 추모해왔던 무속인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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