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표지연 한국롱라스팅 프리저브드 플라워 협회장

“‘시들지 않는 꽃’의 아름다움은 생화의 그것에 못잖다”라는 표지연(54세) 회장. 그가 말하는 ‘시들지 않는 꽃’이란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일컫는다.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한마디로 ‘꽃을 보존하다’란 뜻을 담고 있다. 생화의 꽃봉오리가 피기 전 가장 예쁠 때 특수용액에 침전시킨다. 그리고 탈수, 탈색, 착색, 보존, 건조 등의 단계를 거쳐 생화의 느낌 그대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말한다.

이중 꽃잎의 해체와 조합 과정에서 섬세한 디자이너의 손길로 더 예쁜 꽃으로 만들어진다.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드라이플라워와 다르게 부서지지 않고 꽃의 색도 변하지 않으며, 방수, 코팅 기능까지 추가돼 아름다운 모습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생화의 싱싱한 아름다움은 누구나 좋아한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워도 생화는 곧 시들어버릴 운명이다. 그런 까닭에 요즘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덧붙여져 프러포즈용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표 회장은 “조금은 생소한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이용한 작품을 2009년 시작했는데, 국내에선 3번째”라고 소개했다. 그 무렵 일본 플라워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체험관에서 노인과 아이들이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만드는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보여 이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간혹 힘도 들지만 무엇보다 창의적인 활동이란 점도 매력적이다.

예비신부들의 올림머리를 할 때나 웨딩부케, 화관, 면사포 장식, 헤어밴드, 목걸이, 헤어핀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시계, 벽걸이 장식, 화병 등에도 접목해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가 키워낸 많은 교육생들이 현재 전국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표 회장은 “한 수강생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이곳에서 알바를 하면서 배웠는데, 지금은 꽤 유명한 강사로 뛰고 있어 보람 있다”며 뿌듯해 했다.

그가 맡고 있는 ‘한국롱라스팅 프리저브드 플라워 협회’는 프리저브드 플라워 최초의 코팅협회로 지난해 창립했다. 협회는 일산동구 SK M시티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교육과 전시장을 겸한 ‘연이의 정원’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 프리저브드 플라워 작가협회 이사이기도 한 표 회장은 고양 꽃박람회, 서울 코엑스 핸드메이드박람회, 대구 꽃박람회 등에서 특색 있는 프리저브드 플라워의 작품세계를 알려왔다.

“모든 부자재를 직접 개발했다”는 표 회장은 “상품 디자인등록 기회를 놓쳐 애써 개발한 부자재가 복사된 채 온라인에 떠도는 것을 보면 속상하다”며 “앞으로는 꼭 상품디자인 등록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의 소재는 들판의 잡초, 열매, 뿌리 등 다양하다. 그러나 생화 생산농가에서 관심을 갖는다면, 농가의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생산농가에서 버려지는 꽃을 줄일 수도 있다.

선진기술 습득을 위해 수시로 일본에 가는 표지연 회장은 “영원히 남는 매력적인 프리저브드 플라워의 세계를 널리 전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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