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제(齊)나라 환공(桓公)을 도와 천하를 경영한 관중(管仲)은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로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가 있다. 관중이 환공을 도와 고죽국(孤竹國)을 정벌하러 갔을 때의 이야기이다. 봄에 출정을 하였는데 어느덧 겨울이 되어 버렸다. 군대를 돌려 돌아오는 길에 눈보라가 몰아쳐 그만 길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잘못하다가는 얼어 죽을 판인데 온 산천이 눈에 덮여버려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모두가 당황해 하고 있는 이 때 관중은 “늙은 말의 지혜를 빌려 써보는 것이 괜찮을 것이다(老馬之智可用也)『韓非子』<說林>”고 권하였다. 이 말에 따라 늙은 말을 앞세워 놓고 따라가 보았더니 과연 길을 찾아 무사히 회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풍부한 경험이 있는 늙은 말의 지혜를 때맞춰 이용하여 길을 찾은 관중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또다시 지역감정에 승부를 걸고 있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과연 이 나라는 언제쯤 깨어날는지 답답한 마음에 늙은 말이라도 따라가 보고 싶은 심정이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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