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고양 선정, 꿈을 응원하는 추천도서 (2) 농업

『여기, 길이 있었네』  강현욱 외 121인 / 모던플러스 / 2010    

대한민국의 농업, 길이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며 우리 시대의 농업이 가진 변화의 가능성과 문화적 가치, 그리고 성공을 향한 길을 모색하는 책이다. ‘명사와 나누는 농업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명망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큰 농업, 더 풍요로운 농촌을 만들 수 있을까?”를 질문했다. 생각을 건네 준 필자들이 자그마치 120여 명이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경영 일선에서, 문화 현장에서, 학문의 세계에서, 정·관계에서 세상을 살피며 벼린 농업에 대한 지혜로운 사유와 제안들을 짧은 글 속에 담아냈다.

농사를 둘러싼 집단지성의 설득력

필진들의 면면이 다채로운 만큼 제시하는 의견과 비전의 색깔도 다양하다. 조금 복잡하리만큼 수많은 의제들이 제시되고, 몇몇 의견들은 서로 상충하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하지만 장점도 확실하다. 필진들의 다양한 포지션은 당연히 각계와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농업과 농촌이 당면한 현실에 대한 해법 역시 한 두 가지의 편중된 주장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사유를 가능케 해 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책을 읽어나갈수록 농업에 대한 객관적 현실 분석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머릿속에서 설득력 있게 조합되는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수의 필자들에 의해 견인되는 집단 지성의 힘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

몇 몇 흥미로운 글들을 살펴보자. 민속학의 대가인 주영하 소장은 도시와 농촌에 대한 통념적인 구분을 뛰어넘어 아파트단지, 관공서, 백화점 등 도시의 공간 속에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제안한다. 행정과 정치 경험을 두루 쌓은 최용규 변호사는 자신이 직접 해외농업 진출에 뛰어든 경험을 토대로 정부의 해외식량기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우리 국민들의 식량자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유통과 금융의 동반 진출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영혁신전문가인 공병호 소장은 농업인들에게 열정적인 기업가 정신을 주문한다. 이러한 주문의 바탕에는 건강과 젊음에 대한 현대인의 욕구 증대는 필연적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농업인들에게 무한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전통주 분야의 일인자인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은 쌀농사와 전통주 시장을 연결하여 양조미 재배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가까운 일본의 예를 비교하며 고품질의 양조미 재배가 고부가가치의 창출은 물론, 전통주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외에도 다양한 필진들에 의해 바이오산업, 식물공장, 종자은행, 식의약 소재개발, 체험 및 레저 공간으로서의 농촌 등에 대한 풍성한 진단과 제안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나의 흥미를 낚아채는 분야는 뭘까?   

이처럼 다양한 시각과 주장이 공존하는 책이기에 이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하는 독서법을 권하고 싶다. 책의 내용 중 각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이다. 특히 농업과 관련한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이라면 어떤 분야와 주장이 자신의 생각과 욕구를 자극했는지를 예민하게 체크해보자. 그런 후에 그 방향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면 좋겠다. 개괄적 독서 > 관심 분야 선정 > 스스로 선정한 분야의 깊이 있는 독서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따라야 할 독서의 패턴이다. 이 과정을 부모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인건 당연하다. 이 책은 농업 분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독서 목록 첫 머리에 놓이는 개괄서로 부족하지 않다.   

유경종 기자


■ 그 외 농업 관련 추천도서

1. 나는 농부란다    이윤엽 / 사계절 / 2012 (어린이용)
어린이들에게 농사에 대한 흥미를 전해주는 그림책. 목판화가 이윤엽이 시골로 내려와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사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글과 그림속에 담았다. 뒷부분에는 농사와 농부에 관해 세부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2. 어린이 농부 해쌀이   이동미 외 / 내인생의책 / 2015 (어린이용)
할아버지와 함께 벼농사를 짓기로 한 어린이 농부 해쌀이이 이야기. 바다와 논이 마주 보고 있는 강화도의 특성을 살려 특별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농사를 짓는다. 해쌀이와 함께 땅처럼 반듯한 농부의 정직한 마음을 배워보자.

3. 열네 살 농부 되어보기     이완주 외 / 들녘 / 2013 (청소년용)
농업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 흙과 친근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지침서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학교 텃밭을 지도하는 교사들과 지역 도시농업학교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구성해 직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4. 작고 강한 농업 - 도시청년, 밭을 경영하다    히사마쓰 다쓰오 / 눌와 / 2016
대기업을 다니다 스물여덟에 유기농 채소 재배를 시작해, 지금은 일본 농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히사마쓰 다쓰오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책. IT기술을 농업에 활용하기, 합리적인 농사 경영론 등 유용한 노하우가 가득하다.

5. 구원투수로 농업 세워라    성진근 / 책넝쿨 / 2015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농업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바이오 식의약품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 증대, 고품질 농식품의 수출시장 확대, 그리고 농업협력사업을 디딤돌로 한 개도국의 신시장 확보가 이 책이 제시하는 핵심 전략이다. 

6. 농업이 미래다    이태호 외 / 삼성경제연구소 / 2011
한국농업의 르네상스를 위한 종합적인 보고서. 산업적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뉴 모멘텀이자 미래의 전략 산업으로서의 농업의 가치를 풍부한 사료와 진지한 접근으로 조명한다. 한국 농업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지평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7. 서울을 갈다     이해식 외 / 들녘 / 2013
도시농부들이 꿈꾸는 농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딱딱한 도시농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농부’들의 현실감 넘치는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 도서 선정 : 주엽어린이도서관 박정은 사서, 고양신문 이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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