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관산동 ‘농자천 영농조합법인’ 박인호 대표

 

▲  박인호 대표는 “뚝심으로 생산한 무지개 방울토마토(왼쪽)와 파프리카방울토마토가 자식처럼 귀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마트 매장의 입구부터 식품관까지 이어지는 벽면에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 이마트파트너’라는 대형 알림판이 품목에 따라 걸려있다. 그중 풍성한 토마토 바구니를 들고서 환한 미소를 짓는 이가 바로 고양시 농업인인 박인호(54세) 농자천영농조합법인 대표다.
“한 알 한 알 토마토가 영글어지는 모습은 자식이 자라는 모습처럼 대견하고 귀하다”는 박 대표. 그는 납품하기 어렵고 까다롭다는 대형마트 이마트에 토마토를 7년째 공급하고 있다. 그가 생산해 공급하는 품목은 무지개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방울토마토다. 토마토의 칼슘 성분은 체내의 염분을 배출시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박 대표가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상품화한 무지개방울토마토는 갖가지 영양뿐 아니라 눈도 즐겁게 만든다.
모든 토마토에는 산성이 들어 있어 새콤한 신맛이 난다. 따라서 위가 민감한 사람은 살짝 데쳐 먹든지 볶아 먹는 게 좋다.


박 대표는 “모든 이들이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토마토를 고민했다”고 한다.
충남농업기술원 과채연구소 이휘경 연구사가 2014년 하반기에 신맛을 줄인 파프리카방울토마토를 개발했고, 박 대표가 이 모종을 공급받아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배방법을 다르게 연구했다.
원래 파프리카방울토마토는 8~10㎝ 크기인데, 산성은 없앴지만 당도도 없고 길이가 길어서 싱겁기까지 했다. 이런 문제점을 계속 검토하고 연구한 결과 5㎝ 크기로 재배방법을 바꾸게 됐다. 파프리카방울토마토는 당도가 7~8.5브릭스까지 나왔고, 무지개방울토마토는 6~7.5브릭스가 됐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물을 공급하는 관수방법과 영양제 공급을 조절하는 데 1년이 걸렸고, 무지개 1탄, 파프리카 2탄, 완전흑토마토 3탄까지 실험이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방울토마토 재배의 문제점이 완전 보완된 3월부터는 이마트 158개 매장으로 납품해 올해 70억~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가 여기 오기까지 그냥 공짜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잠도 못 잤고, 머리가 하얗게 세 한 달에 한 번씩 염색을 해야 할 정도로 고민도 많았다. 심지어 2012~2013년에는 전국 8개 지역 23곳의 농가 대표들을 만나서 함께 재배할 것을 설득하며 재배방법을 알려주고, 먼저 계약금을 준 상태였는데 수확은 안 돼 부도 직전까지 간 일도 있다.


박 대표는 “하늘이 도와서 2014년 3월에 무지개방울토마토가 본격적으로 지방에서 올라오면서 자금 회전이 됐다”고 마음 졸였던 그때를 회상했다. 그는 현재 1350평에서 무지개방울토마토, 파프리카방울토마토, 딸기(3~5월 수확)를 생산하고 있고, 한켠에서는 여전히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고양시를 비롯해 전국 8개 지역 4만5000평에서 연중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6월부터는 동남아로 수출할 계획이다.
박인호 대표는 “전국보다는 고양시 농가랑 손잡고 차별화된 벤처농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원당화훼단지 내 비어있는 육종연구소를 활용해 연구도 하고 선별장도 함께 운영하기를 희망한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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