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측의 사직종용 폭로

43만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일산보건소가 의사도 1명에 불과하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장마저 사표를 제출해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지만 고양시는 인력확보를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해 오던 일산보건소의 권정기 소장은 고양시의 부실한 인사정책에 항의하며 지난 9일 사표를 제출했다. 고양시의회 행정감사 기간중 권 소장은 “모 국장이 ‘나 때문에 진급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조만간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계약직 소장으로 고양시와 지난 11월 19일 재계약을 한 권 소장은 그동안 부족한 보건소 인력 때문에 직접 보건증 발급 업무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보건소에 근무중인 의사는 일산이 1명, 덕양이 2명에 불과하고 이중 단 1명만이 정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산보건소에서는 올해 근무중인 의사가 결핵에 걸려 나갔지만 담당국장은 “보고 받은 적이 없다”며 인사관리에 헛점을 드러냈다.

고양시는 지난달 일산보건소에서 퇴직한 의사를 대신해 모집공고를 냈지만 열악한 근무여건과 보수로 아무도 응시하지 않아 재공고까지 냈다.

권 소장은 “인력부족으로 일산보건소는 업무가 거의 마비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건소는 주 이용층이 일반 의료기관을 찾기 힘든 서민들로 이루어져 많은 저소득층 가정과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운영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고양시는 최근 중장기 지역의료보건계획을 만들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장비와 인력으로 계획을 밀고 나가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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