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선거구 후보 확정, 진검승부 이제부터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별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유독 첨예했지만 고양시는 공천파동에서 무풍지대였다. 현역의원들이 모두 소속정당에서 무난히 단수공천을 받았으며 경선과정 또한 큰 잡음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반면 2010년 무지개연대 이후 고양시 주요 선거마다 있었던 야권연대의 전통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깨져버린 상황이다. 당초 심상정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고양시갑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가 뒤늦게 공천을 받아 선거가 다자간 구도로 치러지게 됐으며 다른 지역구에서도 국민의당 후보의 출마로 ‘1여 다야’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18대 의원들 모두 공천 
공교롭게도 18대 국회의원 출신들이 모두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새누리당의 이야기다. 현역 국회의원인 고양시을 김태원 후보와 고양시갑 손범규 후보가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은 반면 고양시병 백성운 후보와 고양시정 김영선 후보는 경선을 거쳐 본선후보로 나섰다.

특히 고양시병은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이운룡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4자 경선을 펼친 끝에 백성운 후보가 공천을 받게 됐다. 19대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이었음에도 강현석 전 시장에 밀려 출마하지 못했던 백성운 후보는 이로써 2008년 18대 총선 이후 8년만에 다시 새누리당 고양시병 후보로 출마하게 됐다.

야권바람이 불었던 지난 총선에서 유일하게 지역구를 수성한 고양시을 김태원 후보는 고양시 최초로 지역구 3선 의원에 도전한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성실한 이미지로 무난한 평가를 받고 있는 김 후보는 이번에 당선될 경우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까지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당, ‘1여다야’ 힘겨운 싸움
현역교체의 칼바람 속에서 고양시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들은 모두 살아남았다. 고양시병 유은혜 의원과 고양시정 김현미 의원 모두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짓고 재선 행보에 돌입했다. 치열한 경선레이스가 펼쳐졌던 고양시을에서는 결선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전 청와대비서관을 지냈던 정재호 후보가 공천 받았다. 현역 지역위원장인 문용식 후보와 19대 총선 출마자였던 송두영 후보를 제쳐 이번 경선의 최대 이변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재호 후보는 “8년 만에 고양시을에서 야당의석을 되찾겠다”고 선언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무공천 지역으로 분류됐던 고양시갑에서는 당초 예상을 깨고 박준 지역위원장이 지난 23일 뒤늦게 공천을 받았다. 19대 총선에서 심상정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 본선에 나서지 못했던 박준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야권연대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지역사회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준 후보의 뒤늦은 공천으로 고양갑 지역은 야권표가 분산돼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타 지역구 또한 인물난을 겪던 국민의당이 후보들을  공천함으로써 자칫 야권후보들이 전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당, 야당표 흡수 최대 변수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이제는 각자도생에 나서게 됐다. 진보정당의 맏형 역할을 맡은 정의당의 경우 심상정 당대표의 3선 도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1대 1구도로 치러진 19대 총선과 달리 더불어민주당과 노동당 후보의 출마로 인해 야권표가 갈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야권연대 결렬로 인해 이제는 자력갱생을 도모해야 할 상황. 하지만 심상정 후보측은 중앙정치인으로서의 높은 인지도와 젊은 세대의 절대적 지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노동당에서는 고양시갑 지역구에 최연소 출마자(28세)인 신지혜 후보가 나섰으며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로 구성된 민중연합당에서는 송영주 전 도의원이 고양시을 지역구로 출마했다. 양당 후보 모두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을 얼마나 획득하느냐에 따라 이후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국민의당의 경우 고양시을 이균철 후보, 고양시병 장석환 후보, 고양시정 길종성 후보가 각각 나서게 된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후보들의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길종성 후보는 공천을 앞두고 새누리당 복당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 이균철 후보는 고양시갑에서 선거활동을 하다가 느닷없이 고양시을로 공천 받은 것 등으로 인해 지역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본선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