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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 모시는 마음으로 어르신들 보살펴요일산동구 중산사거리 ‘아케아요양원’ 김정기 원장
  • 박영선 전문기자
  • 승인 2016.04.05 14:29
  • 호수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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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는 어르신들게 ‘아케아(AKEA)’라고 인사를 한다. 노인을 공경하고 그들의 경험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100세까지 사세요’라는 뜻을 담은 인사말이다. 


최근 문을 연 ‘아케아요양원’의 김정기 원장은 국세청에서 29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했다. 재직 중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고, 국세청장상을 여러 번 받았다. 퇴직 후에는 어릴적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혼자 계신 아버지를 맏딸로서 당연히 모셔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 이유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며 요양보호사 공부를 해 제1회 자격증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것도 전체 만점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 당시 요양원에서 240시간 실기실습을 한 후 이론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증이 주어졌는데, 파주 집에서 부천의 요양원까지 꽤 먼거리임에도 성실하게 오가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그 무렵 요양원에 치매 증상이 있는 92세의 할머니가 있었는데, 혼자서 계속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쏟아냈다.

뜬금없는 말에 당황할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김 원장은 꼬박꼬박 맞장구를 쳐주며 어르신을 돌봤다. 

김 원장은 “어르신에게 피해의식이 있어 아무에게나 돈을 가져갔다고 우기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며 “그 과정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회고했다. 부천의 한 요양원에서 실습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80대 부부였던 할머니는 교사, 할아버지는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남부러울 게 없어보였지만 두 분 모두 치매 증상이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식사 때가 되면 할머니가 꼭 할아버지를 찾아 손을 잡고 식당으로 오시곤 했는데, 할아버지가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도 아랑곳없이 옷을 벗어 할머니가 이를 말리느라 애를 먹곤 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여럿 보고 겪은 까닭에 치매 예방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다는 김 원장은 “부천에서 실습 후 2010년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1년 무렵 일산의 한 요양원에서 정식요양사로 근무를 했으며, 지금까지 5년여 동안 요양사로서의 현장경험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경험을 펼치기 위해 이달 중산사거리에 문을 연 이곳 요양원에 들어서면 마치 콘서트장처럼 피아노가 먼저 눈에 띈다. 김 원장이 그려온, 집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요양원의 모습이다. 김 원장은 요양원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도 마련해 어르신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도 줄 계획이다. 이곳 요양원엔 치매와 중풍 증세가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입소할 수 있다. 어르신들을 위한 종이접기, 구연동화, 실내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요양원 바로 옆에 한의원이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김정기 원장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의지하는 것을 싫어하셔서 당장은 못하지만, 기회를 봐서 고향에서 모셔올 계획”이라며 “이곳 어르신들도 내 부모님처럼 정성껏 모시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문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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