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행주대첩>, 14일 어울림누리에서 공연

뮤지컬 '행주대첩', 14일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극단 씨네라마,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경기도대회 고양시 대표로 참가
 

 

 

너도 나도 스토리텔링의 부가가치를 말하는 요즘, 고양을 대표할 만한 역사 스토리 콘텐츠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임진왜란의 가장 자랑스러운 육상 전투인 행주대첩 이야기가 첫 손가락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파죽지세로 북상해 조선의 명운을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아넣은 왜군을 한강 하구의 방어선에서 격퇴시킨 절체절명의 전투, 관군과 향토의병과 양민들까지 싸움에 힘을 모은 감동적인 애국혼 등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행주대첩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주엽동에 있는 극단 씨네라마의 연습실을 찾아가봤다. 

420여 년 전 임진년 고양땅에서는...

마침 기자가 연습실을 찾은 날은 막 도착했다는 무대 의상을 입고 첫 드레스 리허설을 하는 날이었다. 출연 배우들이 배역에 맞는 의상을 갈아입자 연습실은 타임머신을 타고 1592년 조선시대로 이동했다. 오래 전 고양땅에서 살았던 민초들의 고달픈 삶,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조정과 권세가들의 부패와 무능. 백성들의 고통을 돌아보며 국운을 염려하는 권율은 바다 건너로부터 전해오는 심상치 않은 조짐 앞에서 고민이 깊어지는데···. 도입부 리허설을 끝낸 출연진들은 일정이 바쁜 기자를 배려해 잠시 포토타임을 가지며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다.  

 

 

이야기의 표면적인 주인공은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난세의 영웅 권율이다. 하지만 권율은 어디까지나 극을 이끌어가는 상징적 존재일 뿐이라는 게 연출가 신택기 씨네라마 대표의 설명이다. 정작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고통의 역사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대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선 민초들의 질긴 생명력과 의로움이다. 그러니 진짜 주인공은 전쟁의 칼날 앞에 들풀처럼 스러져간, 하지만 끝끝내 역사의 물줄기를 이어온 이 땅의 백성들인 것이다.

 

 

정상급 연기자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무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드라마가 마냥 무겁고 심각한 것만은 아니다. 비록 앞부분만 감상했지만 빠른 무대전환과 귀에 감기는 음악이 경쾌한 극의 진행과 어울려 재미와 쾌감을 안겨줬다. 뻔히 아는 지역의 고리타분한 역사 스토리일 거라는 편견을 버리고 한 편의 잘 만든 문화 상품을 기대하며 공연장을 찾아도 좋을 듯하다.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알차다. 오랜 경력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김창준씨가 무능한 임금 선조 역을 맡아 곤룡포를 입었다. 수십 년 연기를 했지만 내시나 간신만 해 봤지 임금은 처음이라며, 말년운이 풀릴 조짐이라는 말로 기자를 웃긴 그는 타고 난 희극인이다. 이종길씨는 KBS 공채 탤런트이며, 유은홍씨와 김명훈씨는 연기 활동과 극단 운영을 겸하며 고양의 무대예술을 지키고 있는 든든한 문화일꾼들이다. 그 외 권율 역의 이강빈씨를 비롯해 안인경, 김광일씨 등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활발히 활동 중인 전문 뮤지컬 배우다.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연기자들을 모아 낸 제작진의 역량과 노력이 감탄스럽다.  

 

 

뮤지컬 '행주대첩', 고양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키우고파 

뮤지컬 '행주대첩'을 제작.연출한 신택기 대표는 고양을 대표하는 연극인. 극단 씨네라마의 대표로서 고양연극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일산에서 20여 년째 운영 중인 씨네라마 연기학원을 통해 수많은 연기자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신 대표는 이번에 선보이는 뮤지컬 '행주대첩'과 관련해 나름의 커다란 포부를 품고 있다. 비록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규모가 소박한 초연작이지만 지속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다듬어 언젠가는 고양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완성시켜나가고자 한다. 나아가 한류 바람을 타고 고양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당당히 선보일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상품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모든 것들의 시작은 작고 소박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이 모아지면 규모가 커지고 품질도 자연스레 높아지게 마련이다. 신택기 대표는 “언젠가는 뮤지컬 '행주대첩'이 재미와 감동,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함께 전해주는 문화 상품으로 거듭나기를 고양신문 독자들도 함께 응원해달라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사)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 연극제 경기도대회에 고양시 대표작품으로 참가하는 무대다. 경기도 내 18개 시·군 공연장에서 각 지자체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경연을 벌이는 경기도대회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면 전국대회에 출품된다. 고맙게도 공연 입장료는 무료, 선착순으로 좌석권을 발매한다. 뮤지컬 '행주대첩'의 초연 무대를 응원하고 싶다면 가족, 또는 친구들의 손을 잡고 4월 14일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의 객석을 가득 채우자.

뮤지컬 '행주대첩'

손현미 작 / 신택기 연출
제작 : 극단 씨네라마
공연일시 : 4월 14일(목) 오후 4시, 7시30분
공연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관람료 : 선착순 무료
공연문의 : 031-918-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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