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공약 당선자들에게 다시 듣다


당초 18일 오후 7시 시작해 2시간으로 예정됐던 ‘당선자와의 첫 만남’은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지면서 밤 9시30분이 넘은 늦은 시간에 끝났다.

당선소감 이후 첫 질문으로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은 “스스로를 가슴 떨리게 하는 공약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 달라”는 특별한 질문을 던졌다.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질문을 받은 당선자들은 순발력 있게 각자의 정치적 소신을 곁들여 의미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정당이 다른 당선자들 간의 미묘한 견제도 감지됐다. 김현미 당선자가 정권교체를 강조하자, 심상정 당선자는 “정권교체는 이미 해봤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믿음”이라고 받아쳤다. 가장 혁신적인 발언을 했던 이는 정의당 당선자보다는 오히려 초선의 더민주 정재호 당선자였다. 그는 “집값의 10%로 내 집 마련이 가능,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고양시 뉴타운 전면 폐지” 등을 언급했다. 이날 4명 당선자들이 밝힌 공약과 방청객 질문에 대한 답변내용을 정리한다.


김현미 =

나를 가슴 떨리게 하는 말은 정권 교체다. 정권 교체라는 말은 어느날 갑자기 하겠다고 선언했던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쭉 추진해 왔었다.

지역 공약 중에는 유은혜 당선자와 함께 추진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유치다. 서울에 있는 한예종 캠퍼스 부지가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이전할 수밖에 없다. 이전을 위한 용역이 현재 진행 중이며, 일산과 과천이 경쟁하고 있다. 학교재단은 싼 가격에 부지 매입을 원하고 있다. 고양시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안다. 국회의원으로서 고양시와 함께 꼭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 외에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조성,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건립 등이 주요 공약이다.








유은혜 =

교육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가 심각하다. 교육 개혁이 얼마나 우리 사회 변화에 중요한 일인지 국회 교육상임위에 있으면서 다시 실감했다. 이것은 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권이 의지를 가지고 해야 한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라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정치적 중립을 의무로 하는 ‘교육정책기구’를 꼭 만들고 싶다. 교육만큼은 100년지대계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첫 번째 지역 공약인 한예종 유치도 중요한 일이다. 일산이 문화경제 중심의 제2의 도약을 꿈꿀 수 있는 길이다. 부지, 문화적 인프라, K-컬처밸리 공연장 등 한예종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자족도시가 될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그래서 설렌다.

 

 

 


정재호 =

주거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이제 한국사회는 패러다임,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주거비는 물가 상승률에는 안 잡히지만,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는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못사는 사람들이 금리를 더 많이 부담하고 있다. 월세를 금리로 환산하면 연리 8%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민주화를 논할 수 없는 이유다.

누구나 집값의 10%로 내집 마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소한의 이자(월세)로 거주를 보장하고, 아파트 지하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주거혁명을 해야 경기가 풀리고 협력적 공유경제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똘똘 뭉쳐 대기업의 독점적 공급형태를 견제해야 한다.








심상정 =

고양동의 한 어르신이 “내 평생 자네 때문에 야당을 처음 찍어봤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여러분들이 위대한 선택을 해 주셨다.
피부로 느끼는 것 중 가장 큰 문제가 자녀들 취직 문제였다. 청년 일자리는 정치권에서 책임져야 한다.

또한 정권 교체는 사실 이미 해봤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정권 교체로 인한 변화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다. 여기 계신 더민주 3명의 당선자는 저와 당은 다르지만 정책적 성실성을 갖춘 분들이다. 이 분들과 함께 해 나가야 한다. 향후 10년 내에 빈부격차를 반으로 줄이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지역 공약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공약이다. 통일로 지하철 공약은 고양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 당연히 이뤄야할 사업이다.

 

 

 

 


▲ 시민들은 이날 즉석해서 당선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시민 방청객과의 질의응답>>

강찬범 개성공단 기업인(오오앤육육) =
정부는 개성공단 보상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성공단기업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가능한 것인가.
김현미 =
특별법을 꼭 만들겠다. 야당의 기본적 입장은 개성공단을 다시 재개하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같은 곳을 북에 더 늘리는 것이 통일에 한걸음 다가가는 길이자 한국경제의 활로를 찾는 길이다.

김원길 고양시 기업인(바이네르) =
거대 유통재벌들의 횡포로 기업을 유지하기 힘들 지경이다. 바로 백화점 등에서의 매장 수수료 때문이다. 아무리 제품을 많이 팔아도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 한 매장에서 월 2300만원을 떼어간다. 잠실의 롯데빌딩은 내 피눈물로 올라간 것이다.
심상정 =
지난 대선 때 당을 불문하고 중소기업 지원 전략이 나왔지만 모두 대기업의 심기를 건들지 않는 정도에서였다. 여야를 불문하고 가장 큰 힘은 ‘재벌파’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조차 일정부분 공약으로 냈다. 입점수수료 규제 등 조금씩 진전은 있지만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대기업 갑질과 관련된 10가지 시정사안을 구체적으로 준비 중에 있다. 결국은 힘의 문제다. 지금 야당 의원들도 경제민주화가 기본 기조다.

이병우 고양신문 기자 =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재호 =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닌 오래된 화두다. 현재 정당공천제 폐지가 세계적 추세다. 시장·도의원·시의원들에게 공천 찬반을 물으면 100% 폐지하자고 한다. 정치가 너무 과잉이다. 일 잘하고 지역에서 오래 봉사한 사람이 정당의 힘이 아닌 시민의 힘으로 선택돼야 한다.

마임순 전 금정굴 유족회장 =
우리 조상들의 유해가 지금도 떠돌고 있다. 해결방안은 없나.
유은혜 =
과거사 정리를 위한 ‘진실화해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이후 멈추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양시 차원에서 기회도 있었지만 여당 시의원들의 반대로 매번 무산됐다. 이번 여소야대 국회에서 과거사를 규명할 힘을 얻었다. 금정굴 평화공원 만드는 부분은 갈등보다는 화해적 내용으로 채워야 한다. 시장님과 함께 해결하겠다.

원당 뉴타운 주민 =
원당 뉴타운 문제 해결방법 없나.
정재호 =
전면 철거에 의해 아파트를 만드는 것은 국토부 정책이었고 사실상 실패했다. 고양시를 포함해 수도권에 50군데가 있지만 삽을 든 곳이 없다. 슬픈 현실이지만 매몰비용을 보존해 줄 방법이 없다. 살던 세입자에게 우선적으로 주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도 다 쫓아낸다. 뉴타운은 폐기해야 한다. 최성 시장님도 빨리 결정해야 한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고문 =
산황동 골프장 증설문제는 고양시 전체의 문제다. 인근 정수장의 수돗물이 농약에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해결방안 있는가.
유은혜 =
고양시에 해당 근거 자료를 요구했으며 행정적으로 중재할 부분이 있다면 하겠다. 또한 이해당사자 간의 생각을 수렴하는 역할도 하겠다. 근거 자료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만나서 상의 드리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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