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한차례 반려하고 고심중

MBC의 일산 입주계획을 두고 고양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속에서 서울시의 상암동 유치공세, 행정수도 이전논의가 불거져 나오면서 이전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자칫 계획이 백지화 될 경우 현 시장에게도 유치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이 정치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BC의 일산이전 계획은 지난 달 초 MBC측이 제출한 교통영향평가와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 중 교통평가에 대해 고양시가 반려하면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반려한 후 토지형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 고양시는 애초 방송용도라고 지정된 MBC부지가 권장용도인지, 지정용도인지 자문단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C측은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고양시는 토지용도에 대한 판단이 나온 후로 접수를 미루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MBC측으로서는 이전계획이 발표된 초기부터 “시간이 많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초조한 분위기다. 서울시가 MBC를 상암동에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물량공세를 펴고 있는 속에서 지난 대선 선거과정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발표한 행정수도 이전계획도 일산이전에 좋지 않은 변수로 등장했다.
MBC측 관계자는 “서울시가 MBC에 제시한 조건들이 구체적으로 문서로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지만 서울시와 몇 차례 비공식적 협상이 진행된 속에서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 이전계획도 MBC의 일산 이전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 행정기관이 대전으로 대거 옮겨갈 경우 방송국의 보도부문도 따라갈 것으로 보여 여의도 사옥을 놓고 굳이 일산으로 옮길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속에서 고양시는 특혜시비를 우려해 쉽사리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MBC가 갖는 지역의 경제·문화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이전 자체에는 능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현석 시장의 한 측근은 “용적율을 대폭 낮추는 등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건이라면 MBC가 고양시에 오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애초 일산 이전계획을 추진했던 MBC측 관계자들은 MBC의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2월말까지는 사업이 시작되길 희망했지만 고양시가 서류접수조차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MBC 건설기획단의 남정채 부장은 “일산 프로젝트가 좀 더 빨리 진행되기를 원했던 추진팀의 한사람으로서도 복잡한 변수가 많아져 회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면서도 고양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MBC의 입주를 추진해 주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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