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원봉사연합회 도원 스님 상임회장 ‘연임’

▲ 도원 스님이 시민자원봉사연합회 정기총회에서 상임회장으로 연임됐다.

시자연, 어르신 무료식사 제공
주지인 성보사, 연 6000만원 후원
종교·연령 구분없이 온동네 봉사
“노인 고독사 없는 동네 됐다”

고양동과 관산동 일대의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무료 도시락을 배달하고, 매일 점심마다 70~80명의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해왔던 시민자원봉사연합회(이하 시자연)가 지난 26일 총회를 개최하고 제5대 상임회장으로 도원 스님(성보사 주지)의 연임을 의결했다.

앞으로 3년간 도원 스님을 필두로 한 임원진이 시자연의 운영을 맡게 된다.
김길성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총회는 정재호 국회의원, 도명 큰스님 사암연합회장, 우일덕 대한노인회 고양시지회장, 이재석 도의원,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이사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15년 결산보고와 감사보고, 2016년 사업예산보고와 5기 임원선출에 이어 2부에서는 시자연의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봉사자들에게 고양시장상, 국회의원상, 도의회의장상, 시의회의장상을 수여했다. 도원 스님은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에 저소득 독거노인들의 삶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한번도 거르지 않아
도원 스님이 시자연 상임회장을 처음 맡게 된 것은 2013년의 일이다. 시자연은 우일덕 회장과 김금복 (주)통일로 사장이 지역의 어려운 노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는 뜻을 모아 고양동파출소 옆 가건물에서 무료급식소를 시작했다. 이후 운영진이 바뀌는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과 내부갈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기도 했다.

고양동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은 도원 스님에게 시자연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했고 도원 스님도 “동네에서 지키고 발전시켜야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회장직을 수락했다. 

막상 취임해보니 시에서 지원되던 2800여 만원의 사회단체보조금도 끊긴 상태였고, 후원자도 많지 않아 6개월 동안 자체적으로 운영하느라 아주 힘이 들었다. 그러다 성보사에서 후원금을 지원하고 힘들게 운영하다보니 500만원씩 선뜻 도와주는 분들도 생겼다. 뜻이 있으면 일이 풀리는 모양이다.

도원 스님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한다.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무료급식소를 열고 운영하다보니 봉사자와 후원자들이 꾸준히 늘어났다. 지금은 200여 명의 후원자들이 동참하고 고양시과 경기도에서도 다시 지원금이 나와 재정적으로 많이 안정이 됐다.

시자연에서 한 해 소요되는 비용은 1억3000만원. 후원금과 지원금이 있다고 해도 장소 임대료와 고정비 등이 있어 항상 돈이 부족해 연간 6000만원을 성보사가 지원하는 실정이다. 도원 스님은 “2013년에는 무료도시락을 한 개 팀이 30개를 배달했으나 지금은 네 개 팀이 하루 93개를 배달하고 있다. 무료도시락을 요청해왔으나 여건이 되지 않아 20여 분에게는 보내드리지 못하고 있다. 후원을 늘려서 그 분들에게도 어서 도시락을 갖다드려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지역주민 주도 봉사에 관이 협력
시자연은 스님이 회장을 맡고 있지만 기독교, 불교, 지역의 여러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봉사단체로 발전했다. 인근 교회, 성당, 고양동과 관산동의 주부단체 등이 매일 조를 짜서 조리봉사를 한다. 더운 여름에도 불 옆에서 끓이고 지지고 볶는 이들의 수고가 있기에 어려운 노인들이 따뜻한 밥상을 받고 위로를 받는다.

“우리 지역에는 노인 고독사나 묻지마 범죄, 이런 것이 없다.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가서 잘 지내는지 늘 들여다보고 확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이러한 봉사활동이 여러 가지 사회불안요소에 대한 자정작용을 하고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의 초석이 되고 있다.”

도원 스님은 특히 고양동 젊은 주부들의 모임인 ‘고아미’가 시자연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아미’는 6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로 온·오프 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경민 고아미 대표가 시자연 부회장으로 참여해 젊은 주부들이 봉사와 후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원 스님은 “시자연은 지역 주민 주도의 봉사에 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민·관 협력의 이상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 제도권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의 취약계층노인들에게 무료식사와 무료도시락을 제공해 한정된 예산으로 복지나눔을 실현하는 이상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따뜻한 마음은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청소년이나 일반 시민들도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기후원금을 3000원, 5000원, 1만원 등 다양하게 변경할 계획이다. 세상이 삭막해져가고 나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팽배해있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알뜰히 살피고 봉사하는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서 세상을 밝히고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어려운 노인에게 점심 한 끼 대접하는 선행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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