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작가회의, 김명인 시인 강연


고양작가회의, 김명인 시인 강연

고양작가회의(회장 정수남)가 주최한 ‘제22회 원로작가 초청 평화통일 문학강연회’가 지난달 24일 일산서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시인 김명인 전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발견과 경탄 시(詩)’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쳤다. 김명인 시인은 고양작가회의 소속 권옥희 시인의 고등학교 은사이기도 해 몇십 년만에 스승과 제자가 재회하는 감동의 자리가 되기도 했다. 김명인 시인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서정시는 어떤 고양된 분위기나 감정을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마음의 섬세한 움직임을 확장시키거나 축소시켜 독자에게 전달한다. 관찰이나 사색, 기억이나 질문 등 사람살이의 우여곡절에서 솟아오르는 발견과 경탄의 여러 추이들을 다양한 방식의 언어로 직조해내는 것이 서정시다.

서정시의 실마리는 사람살이의 둘레에 무수히 널려있다. 경탄과 갈등을 시라는 형식으로 전환시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드라마를 구체화하며 감동으로 확장시켜 독자의 감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시는 어디서 오는가? 1987년 노벨상 수상 시인인 요셉 브로드스키는 이런 말을 했다. “시인이 시어를 고르고, 시는 써진다. 그래서 ‘언어의 존재수단’이 된 시인은 ‘언어가 귀띔해주는 대로, 혹은 단순히 불러주는 대로’ 다음 줄을 받아 적을 따름이다.”

시인뿐 아니라 창조적인 사람이 갖춰야할 자질로 용기, 독립심, 상상력, 감수성 등 네 가지를 꼽아본다. 시쓰기는 에너지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숙명과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 시의 감동이란 자기만의 시간을 제대로 겪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열망 속에 구체화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시에는 한 시인이 간절히 염원하고 진실로 소망하는 어떤 ‘긴장’이 깃들기 마련이다. 이 ‘긴장’이 독자에게도 가식 없는 삶의 근거를 들춰보게 한다. 길 위의 나그네처럼 우리는 도달이 없기 때문에 미지에 부딪히며 종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나그네는 이미 길 떠난 사람이므로 잠잘 곳과 쉴 곳이 새삼스럽게 염려되지는 않는다. 여행자의 시편은 이렇게 온몸으로 부딪히는 삶의 총체성에 닿아있고 완성을 그리워하는 영원한 향수 속에서 고독하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