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동 한글교실 어르신들의 시

 

야외수업에 나선 능곡동 한글교실 어르신들.

 

전정순 능곡동 주민자치센터 한글교실 강사가 어르신들의 시 세 편을 고양신문에 보내왔습니다. 한글교실 3년차에 들어선 중급반 어르신들이 쓰신 시인데, 너무 고와 혼자 보기 아깝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한편으론 한 자 한 자 익혀 멋진 시까지 쓸 수 있게 된 어르신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습니다. 신문에 실릴 거라며 한껏 기대하고 있다는 어르신들의 글을 독자들도 함께 읽어주세요.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원본을 그대로 따랐음)
 
청춘 / 김유진(65세) 
어느날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 청춘인 내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 아마도 도둑이 가져가 버린 것은 아닐까! / 내 청춘을 잃어버린 줄도 모른채 / 앞만 보고 여기까지 왔네 / 이제야 정신 차리고 보니 / 청춘이 보인다 / 청춘이 그립다
 
思母(엄마 생각) / 이향자(67세) 
텃밭에 있는 호박잎 따다가 / 강된장 보글보글 끓여 / 보리밥에 먹고 싶다 / 넓디 넓은 호박잎에 복 많이 담아 / 배부르게 먹고 싶다 / 식탁위에 얹어진 강된장 향기가 / 가슴 찡하게 엄마 향기로 / 사뿐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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