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 확인 할인권은 필수

모처럼 휴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눈썰매장으로 향하며 들뜬 마음도 잠깐. 막상 썰매장에 도착하면 조잡한 시설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충분한 안전시설조차 마련되지 않은 곳도 있어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지난 달 고양시를 비롯한 인근 파주와 금촌에서는 앞다투어 눈썰매장들이 개장했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장을 찾은 부모들이라면 아이들의 안전은 직접 챙겨야 한다. 현재 고양시에는 풍동의 Y눈썰매장과 성석동의 M눈썰매장 두 곳이 운영중이다. 일산 신도시를 조금 벗어나 금촌방향으로 가면 K눈썰매장과 V눈썰매장이 있다. 지난 달 14일 가장 먼저 V썰매장이 개장한데 이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모든 썰매장이 영업을 시작.

부실한 안전시설 있으나마나
그러나 이중 몇 곳을 들른 시민들은 시설의 안전을 지적했다. 몇몇 썰매장은 양옆으로 설치된 안전시설의 높이가 너무 낮아 자칫 옆으로 튕겨 나갈 위험이 있다. 그나마 대부분이 시간제 아르바이트인 안전요원들은 아이들의 통제에 미숙함을 보였다. 활강 시작지점과 끝부분은 물론 코스 중간지점에도 배치돼 충돌사고를 예방해야 하지만 몇몇 곳은 2∼3명의 안전

요원만 배치해 놓았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조사대상 썰매장 중 2곳이 활강코스와 같은 눈길을 걸어가도록 되어 있어 미끌어질 경우 아랫사람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았다.
한 썰매장 운영자는 “썰매장에서의 타박상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썰매장 허가 전 관할 구청에서는 시설 규격과 함께 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해 M썰매장은 보험 미가입으로 10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Y썰매장은 370만원을 내고 보험을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험사들은 사고가 많아 수익성이 없다며 보험상품을 폐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많은 썰매장들이 비싼 보험료를 내는 대신 과태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썰매장의 시설도 도마위에 올랐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눈썰매장은 보통 95m 이상의 활강길이를 확보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기준에 미달하면 간이 눈썰매장으로 분류돼 입장료조차 받을 수 없다고. 지나치게 경사가 높거나 낮아도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허가가 나기 힘들다. 그러나 고양과 파주에서 단 한번도 허가가 반려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눈썰매장은 도심 외곽에 설치되어 있어 승용차를 이용해 찾게 되지만 충분한 주차공간 마련이 쉽지 않다. 많아야 2∼300대가 고작. 그래서 일부 썰매장은 대중교통 이용방법을 홍보지에 함께 싣고 있지만 승용차 방문객에게는 주차하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대부분의 썰매장 주위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썰매장측에서는 임대 형식으로 근처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키장도 마찬가지지만 주류판매는 일절 금지된다. 그러나 몇몇 썰매장에서는 어디서 구했는지 술을 먹을 취객들이 종종 등장해 모처럼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할인권 한 장 없이 눈썰매장을 찾으면 손해라는 소리가 있다. 많은 눈썰매장들이 입장료를 높게 책정하고 할인권을 식당 등에 대량으로 쌓아 놓고 유혹하고 있다. V썰매장은 최대 50%를 할인하고 있었다. 만약 할인권이 없다면 입구에서 언성을 높여 항의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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