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추천제

중종반정 후 중종은 백성들의 개혁욕구와 공신들에게 빼앗긴 실권을 되찾고자 비책을 꺼내든다. 바로 사림(士林)들의 신망을 얻고 있던 조광조 선생의 등용이었다. 선생은 중종의 신임을 바탕으로 개혁정치를 실천해 나간다. 그 가운데 하나가 “어진 사람과 어질지 않은 사람이 섞이지 않아야 좋은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不使賢愚混淆 則可見至治矣)<檢討官時啓二>”는 정치철학의 실천이었다.

덕행으로 인물을 평가하는 선생의 이러한 개혁적 인물론에 줄타기정치를 경륜으로 부르던 훈구대신들은 설자리를 잃어 갔다. 선생은 구정치인들을 대신할 참신한 인재 발탁을 위해 현량과(賢良科)를 설치하자고 건의한다. 덕망 있는 이들을 천거하여 간단한 시험만 치른 뒤 등용하는 이 제도에 의해 많은 인재가 등용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설자리를 잃은 훈구대신들과 이미 왕권을 회복한 중종의 결탁에 의해 얼마안가 선생과 개혁세력은 일시에 제거되는 비운을 맞는다. ‘고위 공직자 국민 천거제’ 발표를 접하자 왜 이 일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요식행위가 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