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고양경제 살려내는 지역기업 탐방(55)-(주)근영사

독일 문구전 참가, 홍콩, 중국 광저우, 일본 도쿄 시장 개척

신규 브랜드 아이디어뱅크·아이디어방카·베스트메이트·또래모아 호평

 

▲ 박두늠 근영사 대표
 

"말과 생각을 다듬어 표현한 최상의 결과가 문화라면, 그 표현과 전승의 수단인 문구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다."

박두늠 대표는 자신을 사업가 이전에 ‘문구인’으로 소개했다. "문방사우를 비롯한 우리 전통문구는 민족문화 창달에 기초로, 스스로의 문화로, 또는 산업으로 민족과 조국에 기여했다. 문구인은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문구산업 발전을 통해 국가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거져왔다."

박 대표가 1985년 인수한 근영사(60년에 설립)는 명실공히 국내 정상급 종이문구사로 자리잡았다. 근영사의 노트와 수첩 등 1000여 가지 품목의 문구류가 학생들의 가방 안을 채웠다. 하지만 디지털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종이 문구류의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인수 10년 되던 해인 95년에는 지인에게 빌려준 거액의 어음 회수에 문제가 생기면서 회사 경영이 위기를 맞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겨우 한 숨 돌린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원은 없었다. 정년도 정하지 않았다. 직원 중 현재 최고령자는 71세다. 그렇게 30여 명의 직원과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냈다. 급여가 밀린 적도 없었다.

'난 CEO가 아닌 어머니, 누나이자 언니'라는 게 박 대표의 경영자세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가족처럼 소중히 대하고 존중한다. 박 대표가 근영사 인수 이전부터 꿈꿔온 ‘가족경영’ 철학이다.

 

회사로고가 독특하다. 회사명이 지닌 의미를 설명해달라.

인수 당시 근영사가 지닌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회사명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회사 로고는 변경했다. ‘근영’의 한자를 풀이하면 ‘무궁화 꽃’이다. 태극 문양과 팔괘로 민족적 이미지를 담았다.

 

근영사의 제품 경쟁력과 역대 인기 제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원가 시장이 변하더라도 종이 품질과 중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값싼 수입 종이는 사용하지 않는다. 제품에 대한 ‘정직한 경영’을 고수한다. 또한 원자재 매입과 기획·제작을 모두 통합 진행해,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 근영사의 전통 베스트셀러인 매입매출 장부

 

60년대 국내의 각종 서식류와 수첩, 매입매출 장부는 대부분 근영사가 제조했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 장부의 경우는 컴퓨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품이다. 근영사의 전통을 잇는 장수 인기 상품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전시에 참가했다고 들었다. 

국제 문구 전시에는 정기적으로 참가할 생각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문구전시회인 '페이퍼월드'는 세계 문구 트렌드를 읽을 수도 있고 근영사의 제품을 해외에 알릴 수도 있는 자리였다. 그밖에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멕시코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도 정기적인 참가 계획을 갖고 있다.

 

새로 출시된 근영사의 문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던데.

고급 디자인문구 브랜드인 ‘아이디어방카’의 시스템 다이어리 시리즈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고자 만든 제품인데 반응이 좋다. 인터넷사업부를 신설해 기존의 오프라인 물류 납품 대행업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유통망도 다각화했다.

 

▲ 신규 개발한 고급디자인 문구 ‘아이디어방카’의 아이디얼 노트 시리즈. 명품 프라다 가방의 사피아노 가죽 느낌의 원단 외피를 사용해 인기가 높다.

아이디어방카의 핸드백용 작은 수첩인 미싱노트의 경우 강남권 신세대 소비자층의 취향을 모니터링해 기획했다. 색상·재질·크기 모두 모던하고 고급스럽게 제작해 소비자층을 공략에 성공했다. 원단은 이탈리아 명품 프라다 핸드백에 사용된다는 사피아노 가죽 느낌을 살린 것을 사용해 특히 인기가 많다.

 

▲ 아이디얼 노트

 

올해 제17회 문구의 날에 산업 수훈을 받았다. 중견 문구인으로서 책임이 클 것 같다.

국내 문구인들의 단체인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은 5월 14일을 '문구의 날'로 정해 기업인들의 긍지를 높이고 노고를 격려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5월 17일에 열린 문구의 날에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선배 문구인으로서 사명감을 느끼는 계기였다.

우선 문구류 시장에서의 적정 시장가에 대한 가격 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부자재 가격이 상승해도 문구류의 가격은 항상 제자리다. 그러다 보니 값싼 자재를 사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내 문구류가 수입 제품에 의해 시장이 잠식되는 상황이다. 디자인과 품질, 서비스 측면에서 선진 문구류와 견줄 수 있는 국내 문구 시장의 유통체계를 정립하고 싶다.

세계 문구시장은 전통적 개념과 범위를 뛰어넘어 첨단 문화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미래를 향해 빠르고 폭넓은 걸음을 내딛고 있다. 따라서 국내 문구도 이에 보조를 맞추면서 선진 문구 제조 시스템을 갖추고 성장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성장 모델로 삼는 회사가 있다면.

일본의 ‘고쿠요(KOKUYO)’다. 세심하고 정밀한 상품구성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품목의 다양화를 의미한다. 소비자의 필요 욕구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가능한 사업영영이다. 이를 토대로 문구 트렌드를 고려한 디자인을 기획하고 또한 제조에 앞서 시장 타당성에 대한 모니터링 절차도 뒤따라야 한다. 이런 과정으로 출시한 아이디어방카의 디자인 문구가 호평을 얻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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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영사

특징 56년 전통, 자체 기획개발 종합문구류 제조 유통

매출 50억원

직원 35명 

위치 고양시 덕양구 보광로 173

문의 031-969-0087

홈페이지 www.keunyoung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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